141227
스위스 여행이 끝나간다.
바로 이 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프랑스 니스로 넘어가는 날.
열차로 넘어가기엔 너무나 먼 거리라
저가 항공(이지젯)을 타고 가기로 했다.
시간을 아낀 대신 도시 하나 정도를
가볍게 둘러보기로 했다.
정들었던 4일간의 그린델발트를 두고 떠나는 발걸음.
양손 가득 들고 있는 짐보다 더 무거운 무언가가 마음에 얹혔다.
이게 여름이었으면 새차게 내리는 비였겠지.
우리가 가는 걸 하늘도 슬퍼하는지 눈을 펑펑 내리붓는다.
눈 쌓인 그린델발트 중앙역.
이른 아침이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분들 덕분에 우리 같은 여행객들이 맘 편히 돌아다닐 수 있는 거지.
왼쪽 전광판 시계를 보니 대략 아침 7시 쯤이다. 일찍도 일어났구나..///
일주일간 고생 많았던 우리의 캐리어.
아내의 캐리어는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탈이났다.
그린델발트를 떠나며..아쉬운 마음에 모두가 잠든 평화롭고 고요한 풍경을 담아본다.
언제 다시 이 풍경을 볼 수 있으려나..//
정말 다행인 것은..우리가 그린델발트를 떠나자마자
날씨가 영하 이하로 떨어지고 눈이 몇 일 동안 계속 내렸다는 거
제네바로 가기 위해 열차를 중간에 갈아탔다.
만약 우리가 일주일 정도만 늦게 도착했다면
아름다운 리기산과 쉴트호른, 그리고 피르스트 풍경은
눈보라와 안개와 구름 속에 뒤덮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린델발트에서 제네바까지는 열차로 대략 3시간 반 정도 걸린다.
중간에 두 번 정도 갈아타야해서 좀 정신없이 흘러들어간 기분.
SSB 미니바. 뭐 맛있는게 있나+_+
무거운 짐을 들고 3시간 반 동안 열차를 몇 번 갈아타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제네바 중앙역에 도착했고..이 놈들을 끌고 도시를 구경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 코인락커를 찾아다녔다.
제네바 중앙역에 있는 코인락커. 여기 말고 몇 군데 더 있었던 것 같은데..
꽤나 시설이 잘 되어 있다. 크기도 종류별로 있고..
아까 보았던 내 커다란 캐리어도 쉽게 들어간다.
한결 자유로워진 몸으로 제네바를 구경하러..
첫 행선지는 유엔본부.
말끔한 제네바의 트램.
사실 이 때 날씨가 너무 추웠다.
바로 전 날 까지만 해도 영상 기온이었는데
영하에 가깝게 기온이 떨어졌고 비도 오고 바람도 차고..고생 많았다.
유엔 본부로 향하는 트램. 제네바를 오게 된 이유가 바로 이것.
아내가 무척이나 보고싶어했다. 소싯적에 여기서 근무하는 게 꿈이었다며..
유엔본부위 상징 부러진 의자. 얼핏 기억나기엔..
지뢰로 인해 잃어버린 다리를 의미하며 역설적으로 평화를 상징한다는..
정말 거대한 크기의 의자다. 그런데 이 때는 다들 비를 피하는 용도로 사용했다는
제네바에 있는 유엔본부 정문. 반 아저씨가 계시려나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 외에 3개의 사무소가 있는데
여기 제네바에 하나 있고, 나머지는 빈과 나이로에 각각 있다고 한다.
오..지구 사령부? 같은 느낌이 난다.
유엔본부 앞에서 부러진 의자를 찍은 모습.
사람들이 비를 피하고 있다. 역시..평화의 상징
창살 너머로 유엔본부의 앞마당을 담아본다.
거대한 나무의 굵기가 세월의 흐름을 가늠케 한다.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의자 앞에서.
아내가...추위와 배고픔에..불쌍해지고 있다..//
안녕 의자야
다음은 성 피에르 대성당을 보기 위해 구시가지 광장으로 향한다.
사실 제네바는 별로 끌리지 않는 여행지였다.
이런 말끔하고 말쑥한 도시는 꽤나 많이 봐온 터라..감흥이 없어.
제네바의 아버지. 멋지다. 쿨내난다. 비오는데 우산도 안쓰고
잘 차려입은 패셔니스타 파더
맨 처음 유럽여행을 제네바로 왔다면 '우와~'하고 눈이 휘둥그레졌겠지만..
워낙 만만치 않은 도시들을 다녀본지라..제네바는 그냥 흔한? 유럽의 어느 한 도시 같았다.
물론, 시간이 별로 없어서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유엔본부와 성당만 찍으려는
나의 건성건성한 여행 태도가 가장 큰 문제겠지만..
제네바도 이곳저곳 시간을 들여 찬찬히 돌아보면
굉장히 낭만적이고 예쁜 도시겠지만..
적어도 이 날은 별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래도 시장구경은 언제나 재밌다
으잉 왼쪽 아저씨 귀엽다.
빨간 신발에 모자까지. 이 분도 패셔니스타!
이렇게..나중에 사진을 확인하다가
찍을 땐 몰랐던 이상한 걸? 발견하면 재미지다
내가 좋아하는 돌바닥..신시가지?를 구불구불 지나 구시가지로 들어오면
그 중앙에 성 피에르 대성당이 쿠궁..하고 서있다.
로마네스크 양식과 고딕양식 등이 이상하게 섞여버린 듯한 외향.
판테온을 닮은 듯 하면서도 높은 첨탑이 보이는게 또 고딕이여...
성당 안에 들어가면 또 전형적인 고딕양식이고..@_@
1160년 즈음에 공사가 시작되어 70여 년 간 공사기간을 거쳐 완공..
정성스레 만든 기간도 놀랍지만 수 세기를 그대로 보존한 것도 놀랍다.
크리스마스가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성당 곳곳에 성탄 장식이 있다.
거대한 외향 만큼이나 넉넉한 내부공간
한 때 종교개혁의 소용돌이 속에 내부가 많이 부숴지기도 했다고..
(그런 것 치고는 말쑥한거 아님?)
성당까지 다 둘러보고..비가 내리는 차가운 도시 제네바를 빠져나간다.
중앙역으로 돌아가면서 제네바 신시가지를 훑어본다.
트램이 지나다니는 전형적인 유럽의 모습..
우리나라엔 트램이 도입될 수 없는걸까..곰곰...
놓칠 수 없는 시장 구경 훕훕..
짧은 여행이었지만 아쉽진 않았다..//
제네바역에서 공항까지 가기 전//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빵을 샀다.
먹음직스러웠던 빵..
이렇게 진짜 스위스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니스로 가기 위해 제네바 공향으로 향했다.
조만간 스위스 여행 갈무리 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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