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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2009_벨기에/네덜란드

벨기에 브뤼셀 여행 .. 그랑플라스, 오줌싸개 동상, 브뤼셀 공원

벨기에 도착

 

벨기에에서도 그랬고 처음 몇 일 동안 계속 느낀 것이지만새로운 도시에 도착한 후 처음 마주치는 난관은 숙소를 찾는 것이었다역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숙소는 찾기 쉬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굉장히 고생하고 헤맨 끝에 찾았기 때문이다.

 

벨기에 숙소의 경우 전자에 속했다비록 역에서 가깝지는 않았지만 민박집에 적힌 설명대로 이동하다 보니 별 어려움 없이 찾아갔다사실 프랑스 북역을 떠나, 벨기에 브뤼셀 미디 역에 밤 11 15분에 도착한 터라 밤길이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은 했는데 막상 밤길을 가니 위험하기는커녕 아무도 없어서-_-;; 아무튼 숙소에 들어가니 까까머리 주인집 아저씨가 반겨주셨고다들 자고 있는 남자 도미토리에 들어가서 짐을 풀고 간단히 씻은 후 잠들었다.


숙소의 아침

 

여행지에서는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있다. 여럿이 함께 쓰는 민박집이나 호스텔에 머물 경우 이런 습관은 빛을 발한다. 남들보다 더 여유롭고 천천히 아침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벨기에 숙소에서도 일찍 일어나서 하루를 준비했다. 이 곳은 거실이 있어서 특히 좋았다. 방은 다른 사람들이 자고 있어서 개인 활동을 하기 불편했다. 종종 거실에 나와서 책을 읽거나 인터넷을 하거나 수첩에 글을 적었다. 

나의 첫 숙소 재즈민박


아침식사는 간단한 고기 스프와 빵이 나왔다. 이 때는 몰랐지만 숙소 선택에 있어서 아침 제공 여부가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이 날 식사시간에는 총 7명이 모였다. 다들 처음 만난 사이라 약간은 어색했지만 나름 자신들의 얘기를 풀어놓던 시간이었다.

 

민박집이나 호스텔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여행자들끼리 정보 공유가 가능하다는 것 아닐까식사시간에 먼저 벨기에를 둘러보신 분들에게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세미나 때문에 두 번째 방문하셨다는 분이 '벨기에 뭐하러 왔어~볼 것도 없는데' 라고 심술궂게 말씀하셨다. 

물론 런던, 파리, 로마 등 관광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볼 것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첫 여행자의 경우 꼭 들러볼 만 하다고 생각한다.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기에도 좋은 도시고 특히 브뤼헤는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아름다운 도시기 때문이다. 
아무튼 식사를 마치고 첫 여행지에서의 일정을 시작했다.

 

브뤼셀 둘러보기

 

숙소는 미디역과 가까웠고 관광지는 중앙역과 가까웠다. 하지만 중앙역까지 가는 길을 몰라서 근처 호텔에 들어가서 안내 데스크에 물어봤다. 그랬더니 친절하게 방향을 가르쳐주며 지도까지 주었다. 낯선 곳에 가서 길을 물어봐야 할 일이 생길 땐 주변 호텔을 이용하자. 대부분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중앙역은 미디역 보다 훨씬 더 크고 복잡했다. 중앙역에서 첫 목적지인 그랑 플라스 방향으로 나가는 방향에 대해 가이드 북에는 '역 밖으로 나와서 정면의 횡단보도를 건너' 라고 간단히 적혀 있었다. 하지만 막상 그 곳을 찾는 건 간단하지 않았다. 길을 모르는 사람의 입장에서 좀 더 상세히 설명해 주었으면 좋았을텐데.


나중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이런 연유로 여행 중반에 가면 가이드 북 보다는 현지에서 구한 관광지도를 더 활용하게 된다. 가야할 목적지의 주소만 알고 있으면 훨씬 더 편하고 쉽게 찾아갈 수 있으니까.



아침 일찍 도착해버린 그랑플라스는 관광지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한산했다. 게다가 날시까지 흐려서 좋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 그래도 가이드북에서 사진으로만 봤던 건물들을 실제로 보니 신기했다. 하지만 신기하기 까지만 했고 별 감흥을 받지는 못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는데..아는 게 없으니 내 눈에 보이는 것도 없었을 것이다. 여행 준비기간이 너무 짧아서 여행지 자체에 대한 조사를 하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웠다.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동상



그랑플라스를 그런 식으로 훑어보고 오줌싸개 동상을 보러 갔다여행 초반에는 가이드 북에 있는 지도에만 의존했는데 나중으로 갈수록 현지 information에서 받은 지도를 활용하게 되었다가이드북에 실린 지도보다 훨씬 더 자세하고 길 찾기 쉽다.

 


 그 다음 목적지인 오줌싸개 동상을 찾는 건 쉬우면서도 어려웠다그냥 자력으로 길을 찾으려 한다면 조금은 헤맬 것이고그랑플라스에서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가는 대로 따라가면 쉽게 오줌싸개 동상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힘들게 찾아갔지만 막상 동상 자체는 별 것 없었다그냥 작고 볼 품 없다고 해야할까하지만 그 속에 깃든 이야기를 알고 있다면 겉으로 보여지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이래서 여행은 많이 준비해 갈수록 보인다고 하나보다.

 


 오줌싸개 소녀 동상은 가지 않았다. 멀기도 하고 볼 시간이 없을 것 같기도 해서 바로 예술의 언덕 쪽으로 향했다언덕을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중간에 정체 불명(?)의 성당에 잠시 들어가고굉장히 긴 쇼핑골목에도 들어갔다그리고 도착한 예술의 언덕.



왜 이름이 예술의 언덕(Mont des Arts)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브뤼셀 시내가 약간 내려다 보이는 것 외엔 그냥 편히 쉬기 좋은 공원이었다하지만 이후 마주칠 수많은 공원 중 첫 스타트를 끊었다는 것에 의미를!


예술의 언덕에서 조금 더 뒤쪽으로 올라가면 왕궁과 브뤼셀 공원이 나온다그 중간에 왕립 도서관왕립 미술관악기 박물관 등을 보았지만 입장하지 않고 그냥 지나쳤다왕궁은..솔직히 그저 그랬다그래서 그런지 사진도 안찍었고.별 감흥 없이 공원으로 갔다.

 


브뤼셀 공원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원래 공원을 좋아하기도 했고 한국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가 느껴져서 좋기도 했다유럽 여행을 다니면서 느낀 건데 한국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품종의 나무와 꽃을 보는 즐거움이 쏠쏠했다.

 

공원에서 조금 휴식을 취한 후 중앙역 쪽으로 왔다중앙역에서 관광지를 찾아가는 건 쉬웠는데 반대로 관광지에서 다시 중앙역을 찾아가기가 쉽지 않아서 많이 헤맸다중간에 다시 그랑플라스를 들렀는데이른 아침에 비해 사람들이 많아졌다이제야 좀 관광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중앙역을 거쳐 미디역으로 간 뒤 브뤼헤로 떠나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