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BBC에서 다른 국가들의 공휴일 풍경에 대해서 소개한 적이 있는데요.
그 중에 가장 메인으로 올라온 것이 바로 "한국의 공휴일 풍경"이었습니다.
기사의 제목은 이렇습니다.
여기에 있기를 바라니?
왜 한국인들은 공휴일을 교통 체증 속에서 보내는 것일까?
참고로, 영국은 공휴일을 Bank Holiday 라고 부릅니다.
말 그대로 은행이 쉬는 날이며, 월요일입니다.
(출처: Google Image)
기사 내용을 요약해 보면요,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일을 길게 하는 나라로 손꼽힌다. 밤 9시까지 회사에 남아서 일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누구도 상사보다 먼저 퇴근을 하지 못한다. 그런데 절망스럽게도 한국인들은 공휴일조차도 책상이 아닌 교통 체증으로 인해 차 속에 꼼짝없이 앉아 있어야만 한다.
한국 공휴일 스타일 - 교통 체증
(출처: BBC)
그 이유는 한국 인구는 서울에만 25% 가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 휴가철에는 매 년 신문 첫 페이지에 등장하는 것이 고속도로에 길게 정체되어 있는 차들이다. 또한 한국은 현대, 기아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자동차 생산국으로, 모든 가정마다 적어도 자가용 한 대씩은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부유하다.
특히 징검다리 공휴일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가용을 타고 바다 혹은 산으로 떠난다. 한국의 노동 문화는 너무 강압적이기 때문에 일부 회사의 경우에는 자신이 원하는 때에 휴가를 받기는 커녕, 하루 혹은 이틀 정도도 직속 상관의 승인을 받지 못해 쉬지도 못하기도 한다.
저에게 참 익숙한 한국의 공휴일 교통 체증의 풍경을 보면서,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기사에 정확하게 나와 있듯이, 왜 한국인들이 징검다리 공휴일을 이용해 모두 도시 외곽으로 떠날 수 밖에 없는지...그 현실이 참 안타깝습니다. 한국에 있는 지인 분의 말로도, 공휴일에 가족과 함께 외출해 보면, 거의 사람 구경만 하다가 집에 올 정도로 인파에 치인다고 하시더라고요. 제 친구들이 가족과 함께 놀러간 사진들만 봐도, 주변에 사람들이 병풍처럼 서 있네요.
기사의 말미에 나온 영국인 기자의 말입니다.
공휴일을 이용해 도시 탈출을 하는 사람들이 주차장이 된
경부 고속도로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참 안타깝다.
제가 영국인과 일을 하면서 상당히 놀랐던 것이 바로 "휴가를 쓰는 자유로움" 입니다.
제가 일하는 곳에서는 갑자기 직원들이 일주일 정도 사라졌다가 출근을 합니다. 대부분이 가족들과 일주일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등 여행을 갔다가 온 것이에요.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때에 얼마든지 미리 회사에 알리고 휴가를 받습니다. 저와 같은 파트 타이머들도 미리 회사 측에 알리고 휴가를 사용하면 되고요, 물론 일을 안 하는 동안은 페이가 지급되지 않겠지요.
또한 영국인들은 대부분 여름 휴가에 목숨을 겁니다. 주변에서 보면 여행 비용을 아끼지 않고 펑펑 쓰는 모습에 깜짝 놀랄 정도에요. 그런데 일부는 성수기인 7~8월 대신 9~10월에 여행 비용을 아끼고 다소 한가할 때 가기를 원하지요. 이처럼 자신들이 얼마든지 여름 휴가 일정도 자유롭게 정할 수 있습니다.
이런 영국인들의 유연하고 자유로운 노동 문화 및 휴가 쓰는 모습을 보면, 한국 노동 문화는 너무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특히 여름 휴가도 다들 비슷하게 8월 초/중순에 집중되어 있으니 그 때에는 휴양지마다 사람들로 난리 법석이잖아요. 또한 징검다리 공휴일이라도 생기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무조건 어디론가 떠나야 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과연 휴일을 제대로 즐기는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대체 휴가제라는 제도 도입 등 이러한 움직임이 나오는 것을 보면 조금씩 한국 사회도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작은 소망이 있습니다. 열심히 일한 한국 노동자들이 제대로 쉴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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