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도시 근교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일부 공간을 시민에게 개방하는 농장이 여러 곳이 있는데요. 과일 따기, 가축 먹이 주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농장에서 시행하는 부활절, 추수감사절, 핼러윈 등 특별 이벤트에 참여할 수도 있어요. 또한, 생일 파티, 피로연, 결혼식도 열 수 있답니다. 농장의 매력을 알게 된 저희도 여느 캐나다 가정처럼 일 년에 4~6번은 농장을 다니는 것 같아요.
2주 전, 요트 축제에 참가하고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농장을 발견해 들렸어요. 요즘 어떤 과일을 딸 수 있냐고 물어보니 산딸기를 딸 수 있지만 당일 마감 시간이 다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다시 찾아간 캐나다 농장에서의 산딸기(라즈베리) 체험기를 소개합니다! 함께 출발해볼까요?^^
캐나다 도시 근교를 드라이브하다 보면, 과일이 그려진 간판을 종종 만나게 되는데요. 과일 따기 체험을 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거예요.
Freshed Picked & U-Pick라는 문구로 신선한 과일을 사거나 직접 딸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네요.
10 곳이 넘는 여러 농장을 다녔지만, 이렇게 입구부터 규모가 큰 농장은 처음 보았어요. 대부분 입구에 매표소와 함께 갓 딴 채소와 과일을 판매하는 작은 건물만 있거든요.
주차 공간은 매우 넉넉했어요. 잔디로 된 주차장 앞에 자갈이 깔린 주차장이 더 있어, 주차 공간을 찾느라 진땀 뺄 염려는 없을 것 같더군요.
건물 주변에 놓인 테이블에서 사람들이 간식을 먹으며 여름 날씨를 즐기고 있었어요.
건물 옆쪽으로 2층 높이의 테라스도 있었네요.
테라스에서 농장 입구를 찍어 보았어요. 언덕 위에 건물을 지어서 정원이 한눈에 다 보이더라고요.
또한, 정면으로는 오타와 강도 보였어요. 시원하게 불어오는 강바람에 기분이 좋았어요.
건물 안에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 베이커리를 파는 마켓과 카페가 함께 있었어요. 다른 농장보다 공간이 널찍하고 깨끗해서 좋더라고요. 무엇을 파는지 둘러보았어요.
서양 무(radish)와 파(green onion)예요. 캐나다 품종의 파는 우리나라 쪽파보다 굵고 대파보다 가늘어요.
껍질콩(green bean)이에요. 노란색과 초록색은 본 적 있지만, 짙은 보라색은 처음 봤네요.
한 뼘 크기의 미니 오이(mini cucumber)예요. 5개씩 들어 있는 한 바구니에 3달러(3천 원), 두 바구니에 5달러(5천 원)이었어요. 지난 방문 때 두 상자 사 와서, 오이 피클 만들었네요.^^
그 외에도 적양파, 당근, 토마토, 마늘종 등이 있었네요. 신선한 마늘종이 탐이 났는데, 한 바구니에 8달러(8천 원)로 중국 마트보다 비싸게 팔아서 사지 않았어요.
딸기, 블루베리, 산딸기 등 신선한 과일도 팔고 있었어요. 겨울이 길고 추운 캐나다는 한국보다 봄이 2개월 정도 늦게 시작해 비닐하우스가 아닌 밭에서 자란 과일을 따는 시기가 그만큼 늦춰져요.
캐나다 농장 picking 시즌
* 6월 중순~7월 중순 : 딸기
블루베리(blueberry)예요. 원래는 블루베리를 따고 싶어 지난번에 들릴 때 문의했더니 다음 주부터 시작한다고 하더라고요. 다음 주에는 약속이 있어 못 올 것 같아 블루베리 대신 산딸기를 따기로 했어요.
크랜베리(cranberry) 주스예요. 950ml에 13달러(13,000 원)로, 한 병 사 왔어요. 가격만큼 맛이 꽤 진했어요.
메이플 시럽 못지않게 유명한 캐나다 꿀(honey)예요. 이민자들이 귀국 선물로 사 갈 만큼 품질이 매우 좋답니다. 아래는 한국 귀국 선물 추천 리스트입니다.
한쪽에는 빵과 파이도 팔았어요. 농장에서 파는 베이커리에 대한 기대치가 없어 살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남편과 아이가 먹고 싶다고 해서 올리브 빵과 피칸 파이를 사 왔는데요. 세상에나!!!! 파이 사러 농장에 다시 가자는 말이 나올 정도로 품질뿐만 아니라, 맛이 정말 좋더라고요. >.<
초콜릿, 건포도, 피칸, 버터 등 다양한 타르트(tarte)도 팔았어요. 다음에 가면, 하나 사 올 생각이에요.
미니 카페로 아이스크림, 커피, 슬러시, 와플 등을 파는데 다 맛있었어요!!>.< 특히, 아이스크림과 라즈베리 슬러시는 인공적인 단맛이 느껴지지 않고 상큼해서 정말 좋더라고요.
캐나다 농장에서는 말이나 트랙터가 끄는 왜건을 탈 수 있답니다. 오타와 강바람을 맞으며 슬러시로 더위를 살짝 밀어내는 사이, 우리가 탈 왜건이 도착했어요.
다양한 채소와 농작물을 심은 밭 사이를 한참 달렸어요. 규모가 상당하더군요. 가는 길에 본 멜론 밭이에요. >.<
산딸기 밭에 도착했어요. 한눈에 탁 트인 널따란 밭에서 열심히 따고 있는 사람들이 보이네요.
저는 산딸기나무를 처음 보았어요. 꼭지 부분이 갈색으로 변한 산딸기를 손가락으로 살짝 잡아당겼더니 알맹이만 쏘옥 빠지더라고요. 푸른 꼭지 부분은 알맹이도 덜 익었거나, 혹은 익었다 하더라도 꼭지와 잘 분리되지 않아 따는 동안 알맹이가 으깨지더라고요. 푸른 꼭지까지 따는 딸기와 달랐어요.
아이도 신이 나 열심히 따네요. ㅎㅎ
푸른 잎 사이로 산딸기가 주렁주렁 매달렸어요. >.< 따는 동안에는 먹어도 괜찮지만, 산딸기 슬러시를 먹고 온 직후라서 배가 불러서 몇 개 따 먹지 못해 아쉽더라고요.^^;;
신나하던 아이가 갑자기 경직되어 매우 조심스럽게 행동하더라고요. 산딸기나무에 달린 가시 때문이었어요. 저도 몰랐던 부분이었네요. 다음에는 얇은 긴팔을 입고 와야겠어요.
산딸기 꽃도 처음 보았어요. 하얗고 가느다란 꽃잎이 바람에 하늘거리는 모습이 예뻐 보였어요.
과일을 따면 무게를 재서 계산하는 곳도 있지만, 대체로 과일을 담을 수 있는 다양한 크기의 바구니를 팔아요. 저희간 간 곳에서는 0.5리터(5천 원), 1리터(8천 원), 2리터(12천 원)의 바구니를 팔아서 2리터 바구니를 샀어요. 바구니 안에 들어갈 만큼 과일을 따서 담으면 됩니다.
과일을 다 딸 무렵, 왜건이 와서 다시 되돌아가기 위해 탔어요.
왜건이 도로포장이 되지 않은 흙길 위로 가다 보니, 마구 흔들리기도 했는데요. 그때마다 바구니에서 몇 개씩 떨어지더라고요. 애써 딴 과일을 지키기 위해서 바구니를 꼭 쥐고 있어야 했어요. 그나저나 저 여성분 근육이 부럽다는>.<
농장에는 놀이터가 항상 있어요.^^ 규모나 추구하는 콘셉트에 따라 시설이 다양합니다. 저희가 간 곳은 넓은 면적 대비 놀이시설은 담백하더라고요. 그래도 아이는 마냥 신이 나 즐겁게 놀았답니다.^^
농장에서 즐길 수 있는 즐거움 중 하나는 도시에서 보기 힘든 가축(farm animals)을 볼 수 있다는 점이에요.
아~~ 귀여워라!라고 하기엔, 토끼가 매우 컸다는!ㅎㅎ
언덕이나 바위 타기를 즐겨 하는 염소를 위해 미끄럼틀 같은 나무 시설을 만들어주었네요. 6마리의 염소가 있던 우리는 단독 주택 10채를 짓고도 남을 만큼 넉넉한 넓이였는데요. 뜨거운 햇살을 피해 한 곳에 옹기종기 모여 있더라고요. 땅을 그리 쓸 꺼면, 나를 줘!ㅎㅎ
어느 커플이 울타리 사이로 산딸기를 내밀자, 더위에 지쳐 꿈쩍도 안 하던 염소가 우르르 몰려오더라고요. >.< 저도 주고 싶었는데, 부지런한 남편이 이미 차 트렁크에 갖다 놓은 후라서 구경만 했네요.
다시 마켓에 들러 장을 봤어요. 크랜베리 주스, 꿀, 블루베리, 피칸 파이, 블루베리 파이, 그린 빈, 당근, 파 이렇게 사 왔네요. 가격은 마트와 비슷하거나 조금 싼 편이었고, 신선도와 품질은 매우 좋았어요.
라즈베리 파이와 피칸 파이는 하나씩 더 사서, 얼마 전 수술한 친구에게 선물해줬어요. 설탕 대신에 과일을 듬뿍 넣어서 맛이 꽤 담백하면서도 상큼해 맛있더라고요.
따 온 산딸기는 깨끗하게 씻어서 절반은 아침마다 만들어 마시는 스무디를 위해 냉동실에 얼렸고, 다른 절반은 산딸기 잼을 만들었어요. 과일잼 만드는 방법은 아래에 있어요.
캐나다 농장 이야기 재미있게 보셨기를 바라며,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추억 많이 만들어가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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