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면서 한곳에 계속 머무르는 법이 없는 나는 이번에도 역시 숙소를 옮겨다녔다. 다른곳에서야 도보여행 스케줄이 많기때문에 지리적 이점을 찾아 숙소를 바꿔대는 것이지만 동남아 휴양지에 궂이 세부까지 와서 리조트를 옮겨다닐 이유는 사실상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전정보와 아주 천차만별로 달랐던 이전 5성급 리조트의 상태에 정작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상태였다.다행이 3일 이후 다른 리조트를 예약했던것이 아주 큰 선견지명이라도 되는듯 그 휴양아닌 고통속에서 뛰쳐나올 수 있었다.
막탄공항에서 택시로 20분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크림슨리조트는 택시비 180페소면 이동가능하다. 사실 막탄 내 리조트들이 지도상으로는 오밀조밀 거기서 거기인 거리로 붙어있고 리조트에서 리조트로 이동하는데는 거의 200페소정도면 충분하다
세부 자유여행은 이래저래 만족하고있었지만, 이전숙소로 밤시간에 귀가만 하면 괴로웠던 나는 크림슨리조트로 옮기던날 리조트에 들어옴과 동시에 느낄수있었다 '아 이제서야 리조트에 왔구나'라고. 정말 안도감과 동시에 제대로 휴식을 취할수 있을것 같은 기쁜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디파짓과 얼리체크인에 대한 비용
| 늦은시간 크림슨리조트 수영장 맞은편 풍경
크림슨 리조트에서도 역시 얼리체크인을 하게되었는데, 이전 리조트에서 얼리체크인으로 숙박비의 50%를 추가로 받아간것을 생각하면서 또 지출이 생기겠구나 하고있었는데, 크림슨리조트에서의 얼리체크인은 추가 금액을 받지않았고, 바우처를 실수로 메일로 미리 보내놓지 않았는데 와이파이를 빠르게 공유해주면서 입실시간을 단축시켰다. 사실 로비 카운터에서 웰컴드링크를 건네받으면서 친절하지만 뭐든 문제될게 없다는 듯한 빠른 직원들의 일처리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알아차렸다. 아. 여기에선 쉴수있겠다. 이제 제대로 리조트에 왔구나 라고.
디파짓을 내고 룸키를 받았다. 사실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적지않은 금액을 디파짓으로 맡겨야하는 상황이 금전적으로 부담이 된다면 1박만 결제를 하게되면 디파짓을 요구하지 않는곳도 많다. 아무래도 해외여행에서 1박을 하는사람이 많지않은편이니 많이 모르는 부분이다. 호텔에 미리 보증금 형식으로 방을 사용하는 기간동안 맡겨두는 금액을 디파짓이라고 하는데 일정적으로 100달러라든가 몇 페소 이렇게 정해져있는 호텔도 있고, 몇박을 하느냐에 따라 보증금이 일간격으로 계산되는 곳도 있어서 금액적인 정확한 계산이 필요하다면 미리 알아보는것이 좋다
환전한 금액이 디파짓으로 출국전까지 묶여있는게 불편하다면 신용카드로 결제하는편이 가장 편리하다. 체크아웃시 음료나 과자등 먹은게 없고 파손한 물품이 없다면 100% 원 금액 그대로 신용카드 금액을 취소처리 하기 때문에 거추장스러울것이 없는편이다. 여행을 자주 다님에도 아직까지 신용카드를 만들지 않은 나는 항상 달러로 디파짓을 내는데, 현지금액인 페소나 다른나라에서 쓸수없는 돈은 귀국후 환전시 손해가 있기도 하고 아무래도 많은나라에서 꾸준히 사용할수 있는 달러로 처리하는 편이지만 현금 계산시 영수증을 받아 보관하다가 퇴실시 제출해야 하는 불편함이 때문에라도 신용카드를 사용하는것이 효율적이다
타인과의 마주침이나 대기시간이 없는 동선과 프라이빗한 리조트
| 모든 룸이 독채인 크림슨리조트
크림슨리조트는 독채 빌라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엘리베이터를 젖은 수영복을 입은채 많은 사람들 사이에 끼어 타지 않아도 되는것은 이래저래 편리하고 부지도 넓은 편이지만 조경도 잘 가꾸어져있고 동선을 편리하게 잘 잡아놓아서 이동에 불편함은 없다. 계속 호텔 로비를 통해서만 이동이 가능한것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과 마주칠 일이 없고 아무래도 세부 다른 리조트들에 비해 프라이빗하다는 느낌이 드는 편이다
출발전 리조트 예약시 세부 샹그릴라 리조트와 함께 세부 크림슨리조트 가격대가 상위1,2위를 하고, 여행사 상품에 끼워팔기가 상대적으로 적은것을 확인했는데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시설로 신혼여행으로 많이 묶는 리조트인듯 싶다. 상대적으로 조금 더 저렴한 다른 리조트들이 가족단위로 방문하는것을 생각하면 여름 성수기에 방문해도 사람들 바글거리는 느낌없이 충분한 휴양이 가능할 리조트였다
세부 막탄섬 내 최고의 수영장 크림슨 리조트
| 세부 현지인들조차 엄지손가락을 드는 세부 최고의 수영장
크림슨리조트는 수영장이 압권이다. 사실 호텔 로비에서 촬영하거나 로비를 등지고 시선을 향하면 바다쪽을 향해 수영장이 끝나는듯한 뷰가 자랑이고 상당수 많은 사람들이 그 뷰에 매료되면서 크림슨리조트에 예약을 한다. 하지만 필리핀 막탄섬 내 세부리조트 순위에 크림슨리조트가 2위를 하는 이유는 단순히 그 뷰로 끝나는것이 아니라 정말 넓은 수영장이 나뉘어져 있어서, 일반적으로 튜브나 물놀이 공 한두개만 수영장 안으로 가지고 들어와도 비좁아져서 튜브사용금지, 물놀이용품 사용금지를 하는것과 달리 크림슨 리조트는 물놀이 튜브도, 미니보트도 가지고 들어와서 뭘 하든 가능하고 제제가 없다.수영장 자체가 넓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어떤 튜브나 보트를 가지고 온다해도 상관없을만큼 시야가 확보되는 것이 장점이다
항상 좋은곳에 가면 놀기 바빠서 정작 사진은 남는게 없는데 이곳에 와서도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정작 자연광이 아름다울 시간에는 놀기 바쁘고, 잠시 방에 들어가기 위해 왔다갔다 할때, 저녁먹기위해 이동할때, 잠깐잠깐 이동하면서 별생각없이 눌러대는 셔터정도의 사진만이 남았다. 가장 편안하고 행복했던 곳에서의 사진은 항상 남기지를 못한다
| 햇빛가림이 완벽한 크림슨리조트의 선베드의 푹신함에 반해버렸다
리조트 내에 상주하고 있는 직원의 수도 많은 편이고 요청하지 않아도 눈썰미로 필요한 모든것을 다 제공하는 서비스 또한 훌륭한 편이다. 잠시 쉬기위해 베드벤치에 앉아있기만 해도 비치타올 여러장과 생수등을 챙겨주고 별도로 룸키를 받아서 언제 반납하라거나 별도요청을 하지 않아도 되는점은 참 편리하다. 선베드나 카바나 자리를 옮길때마다 항상 젖지않은 새 타올을 새로 셋팅하고 리조트내 직원수 많큼이나 서비스 점수 또한 높은편이다
크림슨 리조트 전용비치와 수상스포츠
| 제트스키2863페소 파라세일링 8092페소 카약(숙박1인무료) 622페소 - 팁및 부가세 모두포함금액
크림슨리조트 앞 전용비치는 뷰는 나쁘지 않지만 수심이 일정한 편은 아니다. 훌륭한 전망을 가지고 있고, 워낙 수영장 시설이 잘 되어있기 때문에 크림슨리조트 전용해변에서 물놀이를 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다양한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을 볼수있다(세부 크림슨리조트 내 수상스포츠 가격은 위에 첨부했다). 항상 정신없이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편이지만 선베드가 훌륭해서 아무것도 하지않은채 항상 뒷쪽에서 대기하고있는 직원을 통해 칵테일, 맥주, 쉐이크등을 주문해서 바로 마시면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바다와 하늘만 바라보아도 만족스러울만큼 시원하고 편안했다
| 크림슨 리조트 전용비치 뷰
정말 넓은 시야를 확보해서인지 원래대로라면 2시간이면 질릴 바다풍경을 4시간동안 맥주를 홀짝거리면서 썬베드에 가만히 누워있었다. 미리 노트북에 영화를 담아왔지만 정말 아무것도 하지않고 가만히 누워서 시간을 흘려보내는 사치를 부리면서 누구보다 게으른 시간을 보냈다. 이 전까지는 바다앞 썬베드에 잠깐 스쳐지나가듯 머무는 정도였는데 이곳에 온뒤 크림슨 썬베드가 너무 편해서 다음 여행부터는 썬베드에 대한 아쉬움을 느껴야할 것 같다
바다앞 칵테일바와 착한 가격대의 디너레스토랑
| 기본맥주(산미구엘)와 다양한 칵테일 서비스와 바닷가재(랍스터) 가격
바다를 배경으로 바에서는 꾸준히 칵테일을 제조한다. 노을로 하늘이 물들기 시작하면서 저녁시간이 되면 점점 더 활기를 띄는데, 테이블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바다를 전망으로 훌륭한 식사와 술을 하기에는 가격이 정말 저렴한 편이다. 세부 오이스터베이나 여러 고가 레스토랑등을 알아보고 대충의 싯가를 익혀놓았지만 크림슨리조트 야외 레스토랑에서의 가장 비싼 메뉴인 랍스터 가격이 1200페소(약 3만원)이니 다른 메뉴는 다 그 이하의 가격대에 취향대로 주문해서 저녁식사도 할겸 술과함께 시간을 보내기에 더없이 좋다
독채빌라와 룸 상태
| 꽤나 만족스러웠던 크림슨리조트 객실
여행지에 가서 호텔 방 사진은 항상 찍지않는 편이고 침대에 드러눕기 바쁜게 정상인데 이전 리조트에서의 스트레스와 분노로 여행이 초반여행이 만족스럽지 못했던 나는 무엇보다 동행한 사람에게 미안한 마음이 너무 컸다. 내가 맡아서 진행한 리조트상태가 엉망이고 모텔과 비교해도 다를바없었던 이전 리조트방에서 3일이나 버텨야했던 동행자에게 차마 여행 기분마저 망가질까봐 좋다싫다 말도 못하면서 하루를 보내다가 크림슨으로 옮기자 마자 정말 다행이다 싶을 한숨이 나왔다.
내 입장에서 리조트나 호텔의 좋고그름을 가르는것은 연식이 오래된 리조트가 나쁜 리조트가 아니고 보수되지 않은 상태로 방치한 흔적이나 사용자의 입장에서 불편하게 설계된 콘센트라거나 편리함이나 실용성과는 전혀 상관없는 가구등으로 기본 숙박 자체에 지장이 생기는것이 혼자만의 여행일 때는 상관없지만 내 동행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정말 힘든일이었다.
모든 객실이 독채인 크림슨리조트의 룸 컨디션은 최고였고, 베란다 커튼을 열면 수시로 체크하고 지나다니는 직원이 보여서 카운터로 전화를 걸일도 없었다
크림슨리조트 룸서비스 가격대비 맛도 무난
| 크림슨리조트 룸서비스 메뉴 - 아보도
전날 사귄 필리피노 친구인 조조를 통해 필리핀 대표음식이라는 레촌과 아보도 알리망오등에 대한 요리 레시피와 소개를 들었었는데 혹시나 싶어 룸서비스 메뉴판을 보니 아보도가 가능한것을 알게되어 고민없이 바로 주문했다. 치킨포크아보도는 맛 그 자체는 훌륭했고 600페소 정도의 가격대로 금액또한 저렴했다. 당근피클과 필리핀 쌀밥이 나왔는데, 필리핀에 머물면서 뻑뻑하고 건조한 쌀이 소화가 되지않아서 계속 고생했었는데 크림슨리조트의 쌀은 그나마 윤기가 돌아서 조금더 괜찮은 쌀을 사용하는구나 싶었다
크림슨 리조트에서 알려주는 오늘의 날씨
자고 일어난 다음날, 문앞에 작은 그릇에 플루메리아와 함께 둥글게 말아진 종이가 있어 펼쳐봤더니 오늘의 날씨와 리조트 내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시간표및 각종 액티비티에 대해 한글로 써져있다. 여러 일정이 미리 잡혀있는데 리조트가 좋아서 아무것도 하지않고 이곳에만 있고싶다. 항상 여행 마지막날 일정을 비워두고 정말 온전한 휴식만을 취하는 날로 잡아두는데 크림슨 리조트에서는 여행 내내 오직 휴식만을 위해 시간을 갖어도 뭔가 크게 남는것 같은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