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 -필리핀 여행]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천국같은 올랑고섬
버드생츄어리, 마린생츄어리와 로컬마을 둘러보기
7달 전에 끊어놓았던 항공권으로 여행을 1월부터 기다리는 일은
정말 힘들고 괴로운 일이었다
사실 동남아쪽 여행경비는 큰 지출을 차지할 만큼도 아니고
성수기라고 해도 쉽게 티켓을 구할수 있기 때문에
6개월 전부터 미리 끊어놓는 것은 너무 불필요한 일이었다
항공사의 할인이벤트 프로모션을 마침 발견했지만 휴가를 쉽게 잡을수 없었던 나는
7월달로 미뤄두고 티켓부터 끊었던것이,
이렇게 휴가만을 기다리고 기다리게 될줄 상상조차 못했다
힐튼포트에서 올랑고 섬으로 가는 방법과 비용
세부 막탄섬의 (구)힐튼호텔이었던 모벤픽리조트에서
걸어서 5분거리에 배 선착장인 힐튼포트가 있어서 이동이 편리했다
'힐튼포트'에 도착하기만 하면 터미털피를 끊으면 되는데 티켓가격은 15페소, 여객선 터미널피는 1페소다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미리 호핑투어를 한국에서 예약하고 진행하지만 현지 가격이 훨씬 싸다
아무런 계획없이 호텔에서 조식을 먹고 조금 걸어 나오면 수많은 호핑투어 업체들이 있고
간판과 현수막에 적혀있는 가격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싼 편이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땅을 밟은 후에는
바로 툭툭이나 오토바이등 다양한 탈것들이 즐비하게 늘어져있다
다양한 그래픽 디자인으로 무장된 화려한 컬러들의 툭툭이는
이방인에게는 사진에 남기고 싶을 한장의 추억일것이므로
골라타는 재미를 위해서도
(그 외의 여러가지 이유로)올랑고 섬으로의 여정은
예약없이 순간순간 취향대로 골라가면서 가는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배에서 내린 뒤, 현지 로컬들의 사는 모습과 마을등
여러가지를 서서히 천천히 보고싶었던 나는 모든 교통수단을 뒤로 하고 무작정 걸었다
걸어가면서 마주치는 현지인들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마린생츄어리나, 버드생츄어리는 아주 멀다'라고 반복해서 말해주었지만
본인의 오토바이나 툭툭이를 타게 하기위한 호객행위 정도로 여긴채
그들의 걱정해주는 고마운 마음을 가볍게 무시했다
다리를 건널때만 해도, '그래. 여행은 이렇게 천천히 걷고 느끼는거야' 하면서
스스로 행복을 만끽하고 조그마한 마을이 보이면서 걷는 여행이 만족스러웠다
빠르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마린생츄어리도, 버드 생츄어리도 사람이 걸어서 갈수있는 거리가 아니다
선착장에서 내려 긴 다리를 건넌 후에도 탈것을 탈수있는 기회는 있고
마을을 한참 돌아다니면서도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통해 얼마든지 탈것을 얻을수는 있다
하지만 바이크의 속도로도 20분정도는 열심히 달려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 정도의 거리에
생츄어리가 자리잡고있고, 올랑고섬은 정말 크고 넓다.
올랑고 섬에는 마린생츄어리와 버드 생츄어리 두곳이 있다
이것은 지극히 한국적인 명사이고
필리핀에서 도보로 길을 물을때 '마린생츄어리'는 알아듣지만
'버드생츄어리'라고 하면 올랑고 섬 내에서 살고있는 현지 로컬들조차 알아듣지 못하고
되묻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일이 많다
도착해보고 나니 버드생츄어리가 아닌 '와일드라이프 생츄어리'라고 씌여있는 큰 간판을 보고서야
이곳사람들이 버드생츄어리를 추측쯤으로 알려주는것이구나 하고 알게되었다
생츄어리까지 가는길은 꽤나 한적하고 평화로운데
툭툭을 거절한 덕분에 한참을 걷고 걸어서 발바닥이 터져버릴것같은 지경이었지만
계속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들때문에
지쳐가는 몸과는 반대로 마음은 계속 정화되고있었다
초록색 가득한 마을을 거닐면서 만나는 모든 풍경 하나하나가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나는 이곳이 한번에 마음에 들었다
나무 그림자가 햇살과 함께 물위에 일렁이면서
아름다운 초록색 물숲같은 느낌을 주는 물이 차오른 생츄어리 입구는
미처 생각치도 못했던 풍경이었다
버드 생츄어리는 물이 차고 빠지는 시간에 따라 풍경이 정말 크게 변화하는데
나무 뿌리가 물에 잠겨 술에 잠긴 숲같은 풍경을 보여주다가도
오후쯤이 되면 물이 다 빠져 앙상한 뿌리바닥까지 드러내고 물이 말라버린다
어느 풍경이 더 좋고 아름다운지에 대해서는
말할수 없이 둘다 훌륭하다
흙으로 이어진 길을 걷다가 이런 숲을 만나게 된다면
멀지않은곳에 돌다리로 이어진 아름다운 풍경이 기다리고 있음을 뜻한다
물이 빠지고 나면 바닥에 나무 뿌리가 드러나면서
붉은색 엄지손톱만한 게들이 무수히 많이 보이는데
땅위에 핀 붉은 꽃처럼 아주 많이 모습을 드러낸다
물이 차올랐을때 들어갔다가
빠질때 나오면서 본 움직이는 붉은색을 보고 '뭐지?'하고 당황했었는데
정말 많은 게가 길 돌과 흙 사이의 구멍을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이동하고, 숨기를 반복했다
물이 빠지고 나면 정말 너무 선명하게 예쁜 붉은 게와
고동, 불가사라등을 볼수있다
다만 초록 수중 숲같았던 입구는 조금 더 외진 정글같은 느낌을 풍기고
입장할때와는 전혀 다른 외관을 갖게되기 때문에 더더욱 매력적으로 변한다
물이 맑아서 바닥까지 훤히 들여다보이는 와일드라이프생츄어리
수많은 물고기떼가 달라들어서 살짝 간질간질한 느낌도 있다
돌다리에서 내려가면 물이 가슴까지 올라오는 수심이지만
물이 맑아 바닥이 뚜렷하게 보이고 수심이 매우 낮다는 착각을 하게된다
맑은 물 덕분에 어느곳에 서든 수많은 물고기들을 만날 수 있고
물 안의 해초까지 고스란히 엿볼수 있다
열대어처럼 화려한 무늬를 자랑하는 물고기는 없지만
줄지어 이동하는 물고기떼를 구경하는것 또한 소소한 재미가 더해진다
네셔널지오그라피에 가끔 나오는 새들의 장관을 이곳에서 볼수 있다
이곳은 현지인도 인정한 철새도래지
해마다 무수히 많은 철새들이 V자를 그리면서 이곳에서 머무는 광경을
이곳 사람들은 매년 보지만, 그래도 장관이고 잊지못할 곳이라고 엄지를 세우면서 말한다
현지인들의 눈에도 장관일 그 철새들이 머무는 모습까지는 담지 못하고
날자역시 맞지않지만 지금의 모습 만으로도 가슴이 터질만큼 만족스러운 풍경이다
초등학교때 운동장 한가운데만 누워도
탁트인 하늘에 행복함을 만끽하곤 했는데
이곳은 그 초등학교 운동장 넓이에 곱하기 몇을 해야할지 알수 없을만큼 광활하고 또 광활해서
눈과함께 마음이 시원해진다
돌아오는 길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한번 주변풍경을 눈에 꾹꾹 눌러담았다
그 넓은 부지를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보존하면서 남겨놓는 그들의 마음이 부러웠다
맹그로브 나무들을 하나하나 심어
환경을 조금이나마 더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는 이 아름다운 곳에
머물수 있었던 것은 정말 행운이고 축복이었다 싶을만큼 멋진 풍경이었다
나무가 없었다면 하늘과 바다의 경계를 알 수 없었을지도 모를만큼
맑고 투명한 물과 사방이 탁 트인 올랑고섬의 생츄어리
인간이 아직은 뭔가 건설하기 시작하지 않고 남겨둔 다행이다 싶을만큼 아껴놓고 싶은 곳이다.
20151221 / 이 포스팅은 포털사이트 네이트에 소개되었습니다
20160412 / 이 포스팅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소개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