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동족상잔의 비극이 발발한 지 62주년이 지났다. 6․25 노래의 가사처럼 어찌 우리 그날을 잊겠는가? 국군 사망자 137,899명, 부상자 23만여명, 실종자 수 32,838명, 민간인 사망자는 무려 37만여 명, 피난민 240만여 명, 전쟁고아가 10만여 명이나 발생한 동족상잔의 처절한 비극이 6․25 전쟁이다.
KBS에서는 6월 25일 아침 10시부터 6.25 62주년 기념식(?)을 생중계했다. 방송 제목이 ‘6․25 잔쟁 62주년 기념식’이다. 6.25가 기념할 일인가? 기념이란 말은 ‘어떤 뜻 깊은 일이나 훌륭한 인물 등을 오래도록 잊지 아니하고 마음에 간직'한다는 의미다.
아버지나 어머니가 타계 하신 날을 기념일이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탄생 기념일, 결혼기념일, 혹은 승전 기념일... 이렇게 뜻 깊은 날을 기억하기 위해 하는 행사라면 기념일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말이겠지만 세계사에도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동족상잔의 전쟁을 기념한다는 말은 아무래도 듣기 거북하다.
올해는 6․25행사는 예전에 비해 성대하게(?) 거행하고 있다.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분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일이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지 60년이 지난 이제 와서 한․미 국방부 간 ‘6․25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을 이슈화하고 전쟁 드라마 뉴스로 덧칠하는 TV는 남북 화훼와 통일에 도움이 될까?
올해는 정부나 수구 언론들이 별나게 참전용사들에 대한 예우며 기념사업에 열성이다. 조중동은 6․25전쟁, 62주년이 이전부터 백선엽장군에 대한 우상화 작업을 시작하더니 느닷없이 간첩사건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박정희를 비롯한 군사정권이 선거 때만 되면 단골메뉴로 간첩사건이 등장하더니 왜 대선을 앞두고 느닷없이 간첩사건이 등장하는지 궁금하다.
무리한 공안몰이 수사였다는 게 뒤늦게 드러나긴 했지만 비전향 장기수가 고급 군사기밀을 북한에 넘겼다는 'GPS 간첩사건'이며 ‘일심회사건’이 지금 이 시점에 부풀리고 부각 되는 이유가 뭘까? 정치판에 종북몰이로 국회가 개원도 못하는 판에 국방붸서는 사병들의 안보교육을 명분으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을 두고 ‘통합진보당 자체가 종북세력’이니 ‘제1야당에도 종북세력이 존재’하고 있고 ‘6만명 종북세력 암약’하고 있다는 의식화교육을 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경선부정 사태에서 시작된 ‘종북몰이’ 바람이 이제 대통령까지 가세함으로써 색깔논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 명박대통령은 지난 6일 “(우리 사회 한편엔)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사람도 있다. …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려는 어떤 자들도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종북몰이를 시작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에도 남미 ‘칠레’를 방문한 자리에서 “그런 것(종북세력)들은 다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고 따라서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해 교민들에게도 ‘종북’ 논란의 불씨를 당기기도 했다.
6․25는 우리민족의 지울 수 없는 상처다. 상처를 자꾸 긁으면 어떻게 될까? 가정에서 부부간에도 지난 세월 부부싸움을 들추어내면 화목한 가정을 꾸릴 수 없듯이 남북간의 상처도 잊지 않고 상기시키고 적대감을 북돋우면 통일은 점점 멀어지는 것이 아닐까? 지금 남북간에는 전쟁이 끝난 게 아니다. 평화협정이 체결된 것도 아닌 37개월간의 치열했던 전투가 잠시 멈춰 있는 휴전상태다. 북한의 김일성과 남한의 이승만이 아니라, 국제연합 총사령관 클라크와 중국 인민지원군 팽덕희 그리고 북한의 김일성간에 체결된 휴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고통스런 과거는 잊고 서로 얼굴을 맞대고 하나 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때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상대 당에 색깔 칠이나 하고 종북몰이로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가? 강산이 여섯번이나 변한 휴전상태, 지금은 전쟁을 부추길 것이 아니라 남북간에 화훼와 협력, 상생을 위한 6·15남북공동성명을 구체화시키고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하는 길이다.
- 이미지 출처 : 다음 검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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