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일 자 '공룡 엑스포 3일 만에 관람객 5만 돌파' 기사는 문장이 너무 길고 지루하다. 특히 첫 문장이 길게 늘어지면서 리드 문장으로 임팩트를 잃었다. 1면 톱기사인데도 정제되지 않아 아쉽다. 4월 3일 자 7면 창원시 '진해화학터 모니터링단 꾸릴 것'이라는 주제의 기사는 제목을 좀 더 쉽게 표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4월 26일 자 7면 '방송사 노사 치킨 게임 언론풍향계'라는 기사는 주요 방송 3사의 파업으로 어느 때보다 언론관련 기사들이 넘쳐나고 대안언론으로서 팟캐스트가 주목받고 있다. 미디어 난을 통해서 대안언론(뉴스타파, 리셋 KBS, 나꼼수 등)에서 이야기하는 내용도 함께 볼 수 있는 기사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지난 5월 2일 열린 지면평가위원회에서 나온 얘기다.
경남도민일보 독자권익위원을 맡아 '지면평가위원회'에 참여한 지 1년이 됐다. 매달 사장이 아니면 편집국장, 그리고 담당 부장이 함께 참석하는 지면평가위원회에는 긴장감마저 감돈다. 기사 제목에서부터 편집, 테크닉까지 일일이 지적하는가 하면 분야별 아쉬운 내용이나 빠뜨린 점을 빠짐없이 지적하곤 한다. 모든 신문이 형식적인 지면평가 위원회가 아니라 이렇게 운영만 된다면 좋은 신문 만들기는 어렵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신문의 성향은 가지가지다. 대부분 신문은 겉으로는 정론직필을 말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권력지향적이거나 친재벌성향이 대부분이다.
경남도민일보는 어떤가? 1999년 5월, 6000여 명의 주주가 참여해 만든 신문이 경남도민일보다. 기성언론이 부도덕한 권력과 자본의 횡포를 감시하고 비판하기보다 스스로 권력화함으로써 참언론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데 대한 실망감에서 출발한다. '어떤 외압과 회유에도 흔들리지 않고 힘센자에 강하고 약한자에 따뜻한 언론…, 지역시민·사회운동과 언론개혁의 센터로서의 역할'까지 하겠다며 21가지 약속을 걸고 출범한 신문이다.
제11기를 맞은 지면평가위원회 활동도 그런 의지의 일환이다. 지면평가위원회의 구성을 보면 노동계, 여성계, 시민사회단체, 환경, 복지, 생태까지를 포함한 다양한 조직을 대표하는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이 삶의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정서를 비판, 분석, 대안까지 제시하는 명실상부한 평가자로서의 기능을 감당하고 있다.
물론 이들이 언론인이 아니기에 완벽한 평가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러한 이들의 노력과 회사의 의지가 하나되어 경남도민일보가 참언론으로 거듭나겠다는 도민과의 약속이 실현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난해 18명이었던 평가위원이 11명으로 축소됐다는 점이다. 회사의 사정이나 방침이 따로 있겠지만 다양한 의사반영을 위해서는 좀 더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쁜 중에도 지면 평가위원들이 신문에 대한 이해와 시야를 높이기 위해 좀 더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연수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지면평가위원들의 전문성을 더욱 반영해 노동은 노동계의 목소리를, 여성은 여성계의 목소리를, 교육은 교육계의 목소리를 담아 비판하는 그런 평가가 이루어진다면 더 많은 독자의 공감대를 넓힐 수 있지 않을까? 신문의 힘은 독자의 힘이다. 많은 독자가 있다는 것은 곧 그 신문사가 지향하는 가치를 실현하는 길이다. 지면평가위원회의 이러한 노력이 '힘센자에 강하고 약한자에 따뜻한 언론'으로서 역할을 앞당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이 기사는 경남도민일보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79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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