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기념관 건립은 헌법 부정이다
국가보훈처가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계획 중이라고 한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건국 대통령인 이승만의 업적을 재조명할 때"라며 "최소한의 예의"라고 했다. 박 처장은 취임하면서 이승만 대통령, 백선엽 장군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가 자유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취임 초기부터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 필요성을 강조해왔다며 내년 예산 반영을 목표로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국가보훈처가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계획한다는 발표 후 자시의 페이스북에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라며 역사 시간에 졸지 않고서야 있을 수 없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추 전 장관은 "이승만 대통령의 가장 큰 과오는 전작권 없는 나라로 만들어 군사주권에 구멍을 낸 것이다. 군사대국 세계 6위의 나라가 전시에도 군사주권 없는 나라다. 전작권 없는 한미군사동맹은 고무줄 없는 팬티 모양새인 것"이라며 "이승만 대통령은 전쟁 터진 나라에서 싸울 생각은 않고 재빨리 도망가면서 전작권을 전쟁 발발 20일 만에 이양했다"라고 비판했다.
<국민 혈세로 이승만 기념관 건립...?>
이승만이 누군가? 추 전 장관의 비판이 아니더라도 그는 4·19혁명으로 부정된 인물이다. 우리 헌법 전문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ㆍ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ㆍ19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했다. 이승만을 건국 대통령이라는 주장은 헌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말이다. 더구나 ‘나라를 위해 헌신한 국가유공자들의 삶과 정신을 국민들과 함께 나누기 위한 역사 지식을 공유하여 앞으로 나아갈 미래 대한민국의 이정표를 그린다’는 국가보훈처 장관이 할 말이 아니다.
이승만은 임시의정원에서 대통령에 선출됐지만 공금 횡령, 근무 태만 등으로 탄핵당했으며 임정 요인들은 배를 곪아가며 생명의 위협 무릅쓰고 독립운동에 투신하고 있는 때에 이승만은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으로 구미위원부를 별도로 두어 해외에서 기부된 독립자금을 자의적으로 유용하고, 5년 6개월 재임 중 5년을 무풍지대 미국에 체류하는 등 근무를 태만했던 인물이 아닌가? 이승만은 남한만의 단독정부를 수립하겠다고 나섰던 장본인이며 미국의 윌슨에게 조선을 '위임통치'해 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이승만이 독립운동을 했다고요...?>
이승만이 독립운동을 했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그는 일제 통감정치를 옹호한 미국 고문 스티븐스를 저격한 의사 장인환과 전명운을 위한 법정 통역을 부탁받아 '장인환 전명운의사를 살인범들'이라며 완강히 거부했던 인물이다. 또 만주에서는 홍범도 장군 등이 무장 독립투쟁에 혼신을 다 바치고 국내에서는 3.1운동이 일어났는데, 그 직후인 1919년 3월 16일 이승만은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윌슨 미대통령에게 위임통치청원서를 보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주권회복 자주독립을 위해 피를 흘릴 때 이승만은 '자주 없는 외교독립론'을 펼치며 자신을 홍보하는 기회로 삼았던 인물이 애국자요 건국 대통령인가?
대한민국은 세계 6위의 군사대국이다. 군사대국이 전시에 전시작전권 없는 나라를 만든 사람이 이승만이 아닌가? 우리 역사에서 지우고 싶은 부끄러운 역사를 꼽으라면 ‘제주 4.3항쟁’과 ‘국민방위군사건’ 그리고 ‘보도연맹사건’이다. 제주 4.3항쟁은 한국 현대사에서 6·25전쟁 다음으로 인명 피해가 극심했던 사건이다. 4·3 평화재단이 밝힌 6·25전쟁의 인명피해만 해도 무려 2만 5,000~ 3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누구 책임인가? 1950년 6.25 전쟁 중에 국민보도연맹원이나 양심수 등을 포함해 10만 명에서 최대 120만 명을 학살한 보도연맹사건은 누가 한 일인가?
6·25 전쟁 중 1951년 1월 1·4 후퇴 때 제2국민병으로 편성된 국민방위군 고위 장교들이 국고금과 군수물자를 부정 처분하여 착복함으로써 12월~2월 사이에 500,000명에 달하는 국민방위군으로 징집된 이들 가운데 아사자, 병사자, 동사자가 무려 50,000-90,000여명에 이르렸고 동상으로 인해 손가락과 발가락 뿐만아니라 손과 발까지 절단난 200,000여명이 넘는 동상자들을 이르게 했던 사건이 ‘국민방위군 사건’이다.
”인간을, 포로도 아닌 동포를, 이렇게 처참하게 학대할 수 있을까 싶었다. 6·25전쟁의 죄악사에서 으뜸가는 인간 말살 행위였다. 이승만 정권과 그 지배적 인간들, 그 체제 그 이념의 적나라한 증거였다. 얼마나 많은 아버지가, 형제와 오빠가, 아들이 죽어갔는지... 단테의 연옥과 불교의 지옥도 그럴 수 없었다. 단테나 석가나 예수가 한국의 1951년 겨울의 참상을 보았더라면 그들의 지옥을 차라리 천국이라고 수정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리영희가 쓴 ‘한국 현대사 산책’에 나오는 글이다.
"이제는 한국의 높아진 위상에 걸맞게 이승만 건국 대통령을 국부로 모실 때가 됐다" "한국은 국가는 존재해도 국부는 존재하지 않는 부끄러운 나라다", "이제 국부를 국부의 자리로 앉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무성(전 새누리당 대표)이 이승만 전 대통령 51주기 추모식 추도사에서 한 말이다. 4·19혁명을 불러온 장본인, ‘제주 4.3항쟁’과 ‘국민방위군사건’ 그리고 ‘보도연맹사건’을 보고도 이승만은 국부요 건국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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