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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관련자료/학부모

학부모는 학교에서 어떤 존재인가?

by 참교육 2013.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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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자녀의 하루 평균 대화시간 35초.

혹시 오늘 하루 자녀에게 건넨 말이

“밥 먹어라”

“공부해라”

“학교 가야지” 등이 전부이지는 않으셨는지요?

마음을 열고 대화해 주세요. 꼭 안아주세요.」

 

 

안동 MBC 라디오에서 나오던 ‘대화’라는 캠페인 중 일부다. 대화가 단절된 부모와 자녀들...

 

요즈음 부모들은 자기의 자녀가 유치원이나 학교에만 보내면 교육이 된다고 믿고 있는 것 같다.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길러 주거나 민주적인 생활훈련부터 생각하는 게 아니라 태어나기 바쁘게 어린이집, 유치원, 영어학원, 피아노학원, 태권도 학원, 미술학원, 음악학원...으로 보내면 부모로서 책임이나 역할을 다 했다고 믿고 있는 부모들도 많다.

 

경쟁시대를 사는 부모들은 아이들이 놀면 불안하다. 이웃집 아이보다 뒤지는 건 두고 볼 수 없다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00네는 기러기 아빠까지 불사한다는데.... 00네는 원정출산도 마다하지 않는다는데... 00네집 아이는 영어발음을 잘하기 위해 혓바닥 수술도 했다는데....

 

극성 엄마, 치맛바람도 마다하지 않는 엄마들... 100점만 받으면... 일등만 하면.... 돈이 문제가 아니라 성적만 올라간다면... 영재학교에 보낼 수만 있다면, 특목고, 자사고.... 일류 대학에 가야해! 최고가 돼야 해!... 남보다 뒤지는 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엄마들....

 

경쟁보다는 협동을 배우고, 맘껏 뛰어놀면서 각자가 특성을 찾아주는 교육은 불가능한 일일까? 자녀의 개성이나 소질이나 특기 같은 건 무시하고 서울대학을 나와야 해! 의사가 돼야 해! 판검사가 돼야 해! 하면 윽박지르는 엄마들은 없을까? 열심히 노력했는데... 최선을 다했는데 그래도 따라가지 못해 마음이 아픈데... 아버지 엄마가 어린 가슴에 상처를 주는 말을 하지는 않았을까?

 

 

극성 엄마들... 그런 엄마들일수록 자녀들이 학원이나 학교에서 무얼 배우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학생, 교사, 학부모를 일컬어 교육의 3주체라고 한다. 교육의 주체란 교육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사람을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오늘을 사는 부모들은 학부모로서 해야 할 일을 방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안동 MBC라디오 캠페인문구에서 볼 수 있듯이 부모가 가정에서 자녀의 교육을 포기한 지 오래다. 아니 할 수 없도록 만들어 놓은 지 오래다. 이 나라에 사는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식을 낳아서 유아원, 유치원, 그리고 학원이나 학교에만 보내면 교육이 저절로 된다고 믿고 있다.

 

학교가 무너졌다고 한다. 학교가 무너졌다는 말은 ‘학교에서 교육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시험문제를 잘 풀어 상급학교 그것도 일류학교, 명문대학에 진학하는 게 목표가 됐기 때문이다. 가정에서는 부모들이 교육을 하지 못하고 학교에서 교사들은 시험문제풀이를 교육이라고 착각하고, 학생들은 방향감각을 잃고 있다면 학생들은 어디서 사람답게 사는 공부를 할 수 있을까 어른들은... 교육자들은... 부모들은 왜 이런 현실을 계속 모른 채 하고 방관만 하고 있어야 할까?

 

학부모가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아이들을 학교에만 보내면 부모로서의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부모들... 교육의 주체라면서 학교에는 학부모들이 설 공간이 없다. 아이들을 학교에 맡겨 놓고 살기 바빠 선생님들을 찾아보지 못했다는 미안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학부모들... 자녀교육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내야겠지만 그런 풍토도 분위기도 학교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학부모들이 학교에서 할 일이 정말 없을까?

 

지금까지 교육당국은 물론이요, 지역 교육청이나 학교는 학부모교육을 제대로 한 일이 없다. 이렇다보니 학부모들은 학기 초 학부모 총회라는 모임에 잠간 얼굴만 내밀고 오면 그게 끝이다. 구경꾼이 된 학부모, 교육위기를 보는 학부모들은 한결같이 자신은 그런 일과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학부모가 교육의 한 주체라면서 학부모가 학교에서 할 일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운영위원회가 법제화되면서 학부모위원이나 지역위원으로 학교운영에 참가하는 학부모도 있다. 학교운영위원이 되면 학부모나 지역정서를 대표해야 하지만 여론수렴이나 결과를 공유하는 과정이 없다. 결국 개인의 성향이나 판단에 따라 의견을 발표하고 결정하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어쩌다 담임선생님의 부탁으로 아침 등교지도 봉사활동, 학급급식지도를 하거나 혹은 청소도움이를 하는 게 전부다. 그런데 최근 학교와 교육청 연수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얘기가 ‘교육공동체’에 대한 얘기다. ‘우리교육 2013년 가을호’에 소개 된 김정인 학부모는 ‘학교에 첫발 들여놓기’에서 학부모 참가기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지금까지 학부모는 학교에서 재정적 지원을 하는 활동에만 참여하거나 아이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할당된 일을 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학부모가 되면서부터 학생, 교사라는 교육주체가 아닌, 학생, 교사, 학부모가 협력하여 교육혁신을 꾀하려는 노력을 시도했다. 학교총회주체도 학교측이 내놓은 안건을 형식적인 통관의례로 끝내지 않고 ‘행복한 학교, 학부모와 함께 합시다’라는 주제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정인인 학부모처럼 학부모가 학교 교육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영역이나 역할은 허다하다. 학교도서관의 도서위원이 되어 도서관 도우미로 활동할 수도 있고, 학교급식 식자재에 대한 원산지 확인과 위생 상태를 점검하는 급식 모니터링을 할 수도 있다. 방과 후 수업의 교육 내실을 키울 수 있는 방과 후 모니터링, 교과 선정위원회, 교원평가위원회 등 학부모의 관심과 요구를 반영하기 위한 학교교육관련 위원회에 참가하는 길도 있다.

 

 

교육청에서 하는 상담교육의 도우미로 혹은 교복공동구매의 추진 위원으로, 정규수업시간에 논술수업 명예교사로, 토요 방과후활동 체험활동을 기획하고 전통놀이나 요리교실, 원예활동 등 노력하기에 따라 그 역할과 영역은 끝이 없다.

 

2013년 경기도에서는 학부모회 조례가 제정되었다.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회가 일체화되어 학부모의견을 수렴하는 민주적인 법제화 기구가 마련 된 것이다. 학부모가 학교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면 학교부모가 봉사자로서 역할뿐만 아니라 교육의 주체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학부모회가 학년별, 학급별, 기능별로 조직되어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하고 학부모의 조직적인 재능기부가 가능하게 된다. 교육부는 2010년부터 ‘학부모 지원사업 공모’를 통해 재정을 지원하고 지원된 제정은 사교육비 경감과 학교교육 발전을 위한 모니터링, 공교육 내실화와 자녀교육지도를 위한 학부모 연수, 내 아이만 아닌 우리 아이들을 키우는 학부모자원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학부모가 교육의 한 주체로서 참여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형식적이고 이름뿐인 임의기구인 학부모회를 의결기구로 바꿔야 한다. 학교가 처한 교육위기에 대한 학부모의 의견을 제시하고 결정할 수 있는 주체로서 학부모회. 그것은 ‘학부모회의 법제화’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를 위해 지역 교육청 단위에서는 조례를 만들 수도 있고 단위 학교에서는 학부모규약을 제정해 교육과정이나 학교운영에 대한 문제를 놓고 토론하고 결정할 수 있는 민주적인 학부모회로 탈바꿈해야 한다. 교육주체로서 학부모가 교육현장에 참여해 학교를 함께 가꿔가지 않는 한 위기의 학교, 무너진 교육을 살릴 수 없다. 학부모가 언제까지 교육위기를 강건너 불구경하듯 할 것인가?

 

- 이 기사는 '말고 향기롭게 201310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검색에서.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 - 10점
김용택 지음/생각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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