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 천혜빈
photographer 정진영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세계적인 작가 조지 몰튼 클락의 신작이 메종 갤러리아 대전과 한남에 전시되고 있다. 두 눈을 사로잡는 색감, 유쾌한 감성, 어린 시절의 순수한 마음을 돌아보게 만드는 그의 작품과 함께 메종 갤러리아를 찾은 조지 몰튼 클락을 만났다.
INTERVIEW WITH
Q: 작가로서의 조지 몰튼 클락에 대해 본인이 직접 소개를 부탁한다.
런던에서 자란 영국 출신의 작가 조지 몰튼 클락이라고 한다(웃음). 런던이라는 큰 도시에서 항상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예술 작품들에 둘러싸여 살았고, 운 좋게도 그런 멋진 작품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나만의 스타일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애니메이션과 회화의 결합이 바로 그것이다. 이렇듯 런던이라는 도시 자체에서 영향을 많이 받 은 게 오늘날 작가로서의 나를 만든 것 같다.
Q: 한국에서 전시를 많이 해서 국내 팬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아마 방문하는 나라마 다 관람객의 특징이 있을 텐데, 한국 관람객들은 어떤지 궁금하다.
한국의 컬렉터들은 늘 내 작품에 매우 열정적인 관심을 보여준다. 그런 나라에 자주 방문하고 관람객들과 소통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내 작품의 어떤 점이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지 알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 다. 작업실에서 혼자 그림을 그리다 어느 날 내 작품을 집에 걸어둘 만큼 내 그림을 사랑하는 컬렉터를 만날 수 있는 건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엄청 난 특혜이기도 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나는 ‘그려야 하기 때문에’ 그림을 그린다. 이는 마치 뼈에 새겨져 있는 듯한 기분이다. 컬렉터의 집에 걸려 있는 내 작품이 그와 그의 가족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Q: 전시 타이틀이 ‘Bubblegum & Fruit Loops’이다. 이건 어떤 의미인지, 어떤 이 유로 전시 타이틀을 이렇게 짓게 됐는지 궁금하다.
이번 전시는 지난 1년간 작업한 일련의 작품들을 선보이는 자리이다. 이 작품들은 과거와 달리 프라임드 캔버스Primed Canvas(젯소 칠이 된 캔 버스 천)에 작업한 것들로, 꽤 오래전에 다뤘던 프라임드 캔버스로 돌아오는 건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나러 가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생지 캔버스 (Unprimed Canvas)에 작업하게 되면 색상들이 대부분 천에 흡수되는데, 이와 달리 프라임드 캔버스는 색상을 더 생생하고 임팩트 있게 만들어 사용한 색상이 있는 그대로 표면 위에 아름답게 표현된다. 또한 나는 제목 이 그림만큼 재미있기를 원한다. 심각하거나 진지하게 받아들이길 원치 않으며, 이는 내가 구성한 캐릭터가 형성되는 과정 그 자체이기도 하다. 때문에 나는 캐릭터에 어떠한 감정도 넣지 않은 채 구성한다. 이를 통해 관람객 들은 작품에서 명확한 감정이 아닌 여러 의미의 감정들을 읽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Q: 그렇다면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이 작품들을 선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림은 과거 작품의 진화 과정이다. 이번 전시작들이 바로 그런 과정의 작 품들이다. 나는 내 작업을 반복적으로 해체하고 항상 내 작업을 가능한 한 순수한 모습 그대로로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리는 방법을 배우지 않고 명확한 구조 없이 그저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의 방식인 순수함이 나를 매료 시키는 것처럼 말이다. 아이들이 만드는 이미지들은 너무나 순수해서 나 스스로 그러한 이미지를 표출하려면 아마도 평생이 걸릴 것 같다.
Q: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이 특히 주목해서 봐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내 작업 스타일이 어떻게 발전해가는지 눈여겨봐줬으면 한다. 새로운 시리즈에서 볼 수 있듯 지난 1년 동안 내 작업은 많은 변화를 겪었기 때문이다.
Q: 기존 인터뷰를 보니 SNS 등 낯선 이와 대화를 나누는 것도 즐거워하는 편이라고 들었다. 그런 뜻밖에 소통들이 작품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새로운 컬렉터, 기존 컬렉터, 미술과 미술계에 대해 더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데, 직업상 이런 흥미로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건 정말 큰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작품에 영향을 준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대화를 통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떤 그림을 좋아하는지 이해할 순 있지만, 딱 그 정도일 뿐이다. 물론 그런 대화를 통해 사람들이 원하 는 작품을 더 많이 그릴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진 않는다. 애니메이션을 전공하고 회화에도 그런 영향이 많이 있다.
Q: 살면서 본인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무엇인가?
올해 네 살, 두 살이 된 내 아이들이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인생에서 겪을 수 있는 가장 힘든 일이자 최고의 선물인 것 같다.
Q: 여러 작업을 동시에 진행한다고 들었다. 아주 부지런한 성향인 것 같은데, 하루 일과가 궁금하다.
보통 오전 5시 30분에 일어나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런 다음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그림을 그린다. 이때가 효율적으로 작업하는 데 가장 좋은 시간대더라. 물론 저녁에도 에너지가 충분하다면 몇 시간 더 그리기도 한다. 보헤미안 예술가의 라이프스타일처럼 들리지 않는다는 건 알지만, 나는 항상 그렇게 살아왔고 이런 방식을 더 선호한다. 이러한 루틴 속에서 훨씬 더 많은 걸 할 수 있으니까.
Q: 아주 많은 곳에서 사랑받고 있고, 어느덧 이름만 들으면 아는 세계적인 회화 작가가 되었다. 하지만 오래 일하다 보면 직업인으로서 매너리즘을 느낄 때도 있을 것 같다. 그럴 땐 어떻게 벗어나려 노력하는지?
나는 어떤 것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고,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걸 큰 시각에서 바라보고 적당히 걸러내면 모든 건 그저 지나갈 것이고, 결국 사소한 일에 너무 화를 내지 않는 게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닫게 된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이렇게 세계를 여행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이다. 언제나 이 사실을 잊지 않고 살고 있다.
Q: 요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그리고 지금 가장 이루고 싶은 꿈과 목표도 궁금하다. 아주 작거나 사소하거나 개인적인 것도 좋으니 <더갤러리아> 독자들에게만 살짝 들려달라.
진지한 고민은 없다. 아까도 말했지만, 이러한 삶 자체가 꿈 같은 것이니까. 나 또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삶의 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며 살고 있다. 지금은 내 아이들이 세상의 중심이고, 그 아이들이 잘 성장할 수 있게 돕는 게 가장 큰 목표다.
ON VIEW
메종 갤러리아 대전에 설치된 조지 몰튼 클락의 대표 작품들.
<더 갤러리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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