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공항 안에 있습니다
공항은 언제나 참 넓어요
이동 동선을 왜 이렇게 길게 만드는걸까 항상 의문입니다
비행기를 갈아타야 해서, 중간에 시간이 비는 관계로 공항을 배회하고 있어요
인천공항에 익숙해져있다 보면, 왠만한 공항들은 다 작게 느껴지는데
터키 공항은 어떨까요?
전 사실 면세품에 관심이 없는 편이라서
구경조차 하지 않을때가 더 많은 편인데,
하염없이 기다리고, 시계보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좀이 쑤셔서 터키 면세점 사이를 결국 걷고있습니다
과자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네요
이미 여러 샵들을 지나쳤는데 동그란 원통형 구조때문에 한번 힐끗거리게 됩니다
외곽에 둘러놓은 붉은 아크릴같은건 어떻게 제작되는 걸까요
항상 소재와의 싸움이라고 교수님들은 이야기 하지만,
변형되고 제작되는 과정만 더 많이 알고있어도 대입해서 입혀볼 수 있을텐데
학생이 접할 수 있는 소재의 한계는 발로 시장을 뛰어도 아는만큼밖에 건지기가 쉽지않아서 항상 아쉽습니다
눈에 계속 자주 보이는 파란색 물고기 눈알같은 터키장신구.
터키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던 최군집에서 처음 봤던건데 터키공항에 오니 이게 널려있네요
생선 눈알쯤이겠거니 했는데 검색해보니 터키어로 '나자르본주(악마의 눈)'이었네요
터키토속 신앙으로 강력한 힘을 가진 이블아이가 악마로부터 자신과 소중한 모든것을 보호해준다고
생각하고 만든 형태에 터키석등을 추가해서 성공, 승리, 번영등의 의미를 담아 제작했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네요 :)
아까는 귀여운 느낌이었는데.
알고보니 귀여운 느낌은 사라져버린 그릇들
오스만투르크 시대의 유물일것 같은 형태의 그릇들이죠?
경유지가 아닌, 여행지로 꼭 한번 와보고 싶은 터키였는데
이런식으로 어설프게 면세상품정도를 눈으로 보면서 갖짢은 기분 흉내를 내고있다니 :D
이희수 교수의 이슬람과 튤립의 역사를 읽으면서 엉뚱하게 터키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해서
언젠가는 꼭 여행하겠다고 버킷리스트 목록에 올려놓은 터키
달달한 향이 어디선가 계속 나더니 점점점 진해져서 도착해보니 로쿰 가게네요
인심도 좋게 시식할 수 있게 여기저기 접시에 한가득 내어놓았어요
향으로 호객행위를 하더니 인심까지 좋은 가게로구만, 하면서 흐뭇하게
팥빙수에 들어있을 밀가루 뭍은 젤리같은 모양의 네모를 대수롭지 않게
한개 먹었다가 이빨이 아플정도로 달아서 깜짝놀랐습니다
터키쉬 딜라이트 로쿰 한조각이 이정도로 달다면 칼로리는 정말 어마어마할 듯 하네요
괜히 수북히 내놓은게 아니였어. 너무달아서 두개는 못먹겠어요.
그릇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오면 눈이 돌아갈만한 가격의 제품들이 많네요
친한 후배가 그릇만 보면 정신을 못차리고 백화점에 서서 수집하고 구경하는데
살림에 관심이 없는건지 그릇에 관심이 없는건지 모를 저는 몇만원에서 시작해서 몇십 몇백하는 고가의 접시들을 보고
이해가 안됐었는데, 그런 사람들은 터키에 와서 혼수를 장만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뜬금없이 들었습니다
정말 휘황찬란한 디자인도 많고 스타일도 가지각색에 모던하고 심플한 플레이스등
관심없는 사람도 한번 쳐다보게 할만큼 화려한게 많은데, 디테일과 마감도 훌륭한 편입니다
아는만큼 보이는게 아닌, 아닌만큼 구매욕이 생기는 나자르본주
이블아이 몇개 사다가 주변지인들에게 나눠주고 싶은 마음이 스믈스믈 올라오지만
괜히 짐될것 같은 마음에 그생각을 접어두고도 조금만 걷다보면 다시 보이는 이 장신구들
정말 악마의눈이 맞네요
지나쳐도 나오고 또나오고 못본체해도 따라다니고.
왠지, 이정도면 가방에 부피도 차지하지 않고 괜찮을것 같은
쓰잘데 없는 소품과 커피와 책과 과자와 장신구들의
험난한 바다를 지나고 있습니다
자주자주 올려다보게 되는 전광판
그래도 변하지 않는 대기시간
공항에서 비행기 경유로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네요
캐리어에서 노트북이라도 빼놓을걸 후회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