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 푸쿽 배낭여행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핫팟

우리가 랍스터와 크랩보다 관심있는것들



[하루세끼 랍스터만 주지않는다]는 조항이 있는지 없는지 노예계약문서에 필수 확인목록으로 

아주 예전에는 노예들이 중요하게 생각할 정도로 바다에서 나는 쓰레기취급을 했다던데 

해외의 바닷가지방만 나가면 신선한 해산물 BBQ와 랍스터를 기대하는 나와 동생은 갑각류와 어패류만 봐도 행복하다


동생이 여행전부터 빈펄랜드에 꽂혀있었다면 나는 함닌이다

구글링으로 보았던 오래된 긴 목조다리는 운치있어보였다


정보에 의하면 옹랑해변이 근처에 있고, 이 마을은 랍스터와 페퍼크랩이 싸며, 술값이 아주 저렴하단다

눈, 귀, 입이 즐거울수 있다면 여기가 가장 만족스럽겠구나 싶었다


함닌이라면 삼시세끼 랍스터만 먹을수 있을지도 모른다




 


좁은 외길로 난 다리와 연결된 수상레스토랑이 즐비한 밤의 함닌은 활기가 가득했다

밤바다는 고요한데 일끝내고 포장마차에 모여든 직장인들처럼, 현지인들이 가게가마 빼곡했다


아직 개발중이라더니 정말 외국인에게 알려지지않은것이 확실하다

외국인이 좋아할만한 요소들이 가득한데 외국인이 코빼기도 보이지않는다


아직 푸쿽에서 유명한것은 사오비치/나이트마켓/빈펄랜드 세개뿐인것같다






랍스터가 안되면 꽃게, 그도안되면 새우라도

갑각류를 기대했던 내 마음과 다르게 레스토랑 그 어디에도 랍스터는 보이지않았다


싸고 맛있다는 랍스터와 페퍼크랩은 도데체 어디에있는가


모든 가게의 메뉴판을보고 실망했지만 저녁 요기는 해야해서 아무 가게에나 들어간 다음 메뉴판에서 가장 화려해보이는 요리를 주문하고 [생선찌개를 먹고싶어서 여기온게 아닌데] 싶어서 슬퍼졌다

태국 똠양꿍도 아닌게 파인애플하고 토마토는 왜 들어가있고 이탈리아 아쿠아파차도 아닌게 해물종류도 다양하질 않았다


해가 지기전 다리에 쭈구리고 앉아서 바구니에 갓 잡은 꽃게를 파는 할머니들이 많이보였는데

"싸고 많이"라는 수식어는 거기에서 나왔다는 짐작이, 이미 음식을 주문한 후에야 살포시 올라왔다  






베트남의 사이공맥주는 정말 맛없다

기분탓인지 모르겠지만 내 입맛에는 앙코르맥주보다 빈탕보다 맛없다


[바다앞에서 먹는 맥주가 맛이 이렇다면, 그냥 맛이없는것일거야] 

칵테일만들기를 좋아하고, 애주가인 동생이 동의했으니 기분탓은 아닌걸로






핫팟이 끓기 시작하자 가게주인이 불을 줄여주고, 먹어도 된다는 시늉을 하기에 앞접시에 덜어 맛을 보기 시작했는데

[맛있다!!!!] [맛있어!!!] 를 서로 경쟁하듯 외친다


애초에 라면 세봉지를 주길래, 한솥도 다 못먹는데 라면은 그냥 챙겨가자고 가방에 넣었다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핫팟을 흡입하고 누가 머랄것도 없이 라면을 투하하자면서 손벽을 쳤다


해물부대찌게이거나 똠양꿍같은 맛이냐고?

[아니다]


처음 먹어보는 맛인데 너무 맛있어서 셋이 앉아 간간히 하는 감탄사로 [맛있어]를 제외하면 그냥 먹는데만 집중했던것 같다


여행이 끝나고 나면, 꼭 아시아마트에 가서 해외에서 맛있게 먹었던 음식사진을 내밀고 현지 조미료를 사서 다시 만들어먹는 취미가 있어서 왠만한 조미료나 소스맛은 이제 알만큼 알았다고 생각했는데 세상에는 아직도 맛있는것이 많이 남아있다






랍스터와 페퍼크랩따위는 생각도 나지않는

만족도에서 훨씬 우위를 점령한 핫팟에 감동하면서 나는 다시한번 [베트남사람들은 참 음식을 잘한다]고 생각했다

태국음식을 먹고 여행다닐때의 음식에 대한 만족감을 한동안 여행에서 다시 느끼기 힘들었는데

베트남에와서 [무엇을 먹어도 맛있다]는 만족감이 다시 올라오고있다


냄비를 기울여서 국자로 바닥까지 깨끗하게 비운 뒤

박작박작한 수상레스토랑에서 빠져나왔다





LAU HAI SAN (Seafood hotpot) 300,000d / 14,000원 


시켜먹고 부족하면 다른것들을 더 주문하려고 했는데 배가 터질것같아서 더 먹지못하고 나왔다

성인셋이 15,000원 안되는 돈으로 만찬을 즐긴것같다


저녁을 만족스럽게 먹은날은 침대에 들어가기 전까지 행복하던데, 오늘이 그날인것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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