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 푸쿽 배낭여행 ]

THE GIRL, COMES FROM FAIRY TALE




즈엉동 항구

얼핏봐서는 알수없는 베트남 풍경





가장 번화가인 시장가는 길목과 연결되어 있는 즈엉동 항구를 그냥 지나칠리가 없었는데

나는 혹시라도 즈엉동 항구의 풍경을 보지못할까봐 바보같은 걱정을 품고있었다


걸어가도, 차를타고 가도 항구를 지나가야만 여러 길이 나오는데, 혹시라도 이 항구를 못찾을까봐

몇개 되지도 않는 관광지로서 볼거리가 참 없는 푸쿽에서

가장 뭔가 다른 풍경이라면 풍경같은 항구사진을 보고 나는 어떤 기대감같은것이 생겼나보다

 



사실 이탈리아의 베니스를 다녀온 뒤로 양쪽으로 건물이 들어서있고

배가 가득한 항구도시를 보게된다고 하면 나도모르게 기대하게 되는것같다


이곳의 건물들과 배가 주차되어있는 다리위의 구도(풍경이 아님)만 놓고 본다고 하면 

베니스의 리알토 다리위에서 본 구도나 무라노섬과  거의 흡사하다고 생각했다


다른것을 굳이 꼽자면 물색,건물색, 청결도, 낭만, 여유, 온도, 습도, 사람들의 표정, 질서등 여러가지가 튀어나오겠지만 

그래도 나는 이곳이 마음에 들었다







관광업으로 먹고사는 물의도시와, 생업이 고기를 잡는 물의도시는 당연이 다른것이다

배 사이사이에 감춰진 낡은 판자촌에 사는 현지인들은 짙은 파란색과 민트색 배에 가려져서 얼마나 가난하고 비위생적인곳에서 살고있는지 대충 훓고 지나간다면 알수가 없었다


이 다리를 3일내내 왔다갔다 지나다니면서 우연히 짙은페인트색 사이로 발견한 민가를 처음으로 얼마나 많은 저소득층의 서민들이 멀정한 건물과 바닷물 사이에 좁고 따닥따닥 밀집되어있는지를 알게되었다


저녁시간 나이트마켓에서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이 다리위를 건널때면 청소년쯤 되보이는 남자아이들의 시선이 내 목에 걸린 카메라나 동생이 들고있는 핸드폰으로 향해있다는것을 깨닫고 오빠가 떨어져서 담배를 피다가 우리옆으로 급히 뛰어오면서 [인파가 많더라도 위험할수있다]는것을 매번 상기시켜주었다







여행지에서 꼭 밑바닥까지 보고와야 직성이 풀리는것은 아니었지만

적당히 즐겁고, 적당히 만족스러운 풍경만을 둘러볼때보다 더 많은 생각에 잠기게된다


관광지로 이름을 크게 떨치고있는것도 아니고, 사실상 정부의 계획이 그러할 뿐

학교를 졸업하면 대부분이 어업에 뛰어들거나 후추농장에서 일을 하고, 젓갈공장에서 일을 할테니

진로에 대한 선택은 대부분이 삼지선다형 안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언제나 가난을 굳이 숨기지 않고 말하는 내가 내 눈앞에 더 큰 가난과 마주하고할 때면 두려운 마음이 솟아난다

아직도 밑바닥이 남아있다


가진것이 없어서 두렵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더 아래가 남아있다





이곳에 머물면서 가장 푸꿕같은 얼굴이 무엇일까 생각하면 전혀 상반된 두가지 이미지가 떠오른다

파란 바다를 품고있는 정말 예쁜 개발되지않은 비치들과

푸쿽에서 가장 번화가일, 가장 많은 민가와 상점들이 엉켜붙어있는 즈엉동항구


빼곡한 고깃배들 사이사이 아슬하슬하게 드러난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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