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뉴시스에서>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가 사망함에 따라 42년간의 리비아의 통치자 카다피 정권 무너졌다. 리비아에서 민주화 시위가 시작된 지 약 8개월 만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무아마르 카다피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카다피군과 반군은 모두 평화적으로 무기를 내려 놓아야 한다"면서 "지금은 복수를 위한 시간이 아니다, 지금은 치유와 재건을 할 시간”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반기문 사무총장의 성명에서도 밝혔듯이 가다피의 죽음으로 독재자는 죽었지만 ‘리비아와 그 국민들 앞에는 어렵고 많은 도전이 있을 것’이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카다피가 없는 리비아는 과연 리비아 국민들이 희구하는 평화와 민주주의 국가 건설이 가능할 것인가?
아프리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유전을 보유한 나라다. 내전이 있기 전, 하루 16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던 나라가 리비아다. 산유수출국(OPEC) 12개 회원국 중 산유량 9위요, 세계석유 산출량의 3.3%를 차지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거기다 지난 75년 북부 사하라를 무력으로 합병하여 막대한 우라늄광산까지 확보하고 있다. 주인 없는 무주공산이 된 리비아! 폐허가 된 리비아 재건사업에 소요되는 경비만 해도 무려 1200억달러(130조여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니 참전국들은 과연 리비아를 위해 진심으로 민주화에 기여할 수 있을까?
시작은 내전이었지만 사실상 리비아와 세계가 치룬 한판 승부의 전쟁이었다. 1969년 대령 계급장을 달고 무혈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카다피는 42년간 리비아를 통치해 왔다. 장기집권이란 영원히 착한 정부일 수는 없다는 사실을 확인이라도 해주듯 민주화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요구를 무력으로 진압하려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엔까지 개입, 8개월만에 리비아는 연합군 손에 넘어갔다. 수권세력조차 갖추지 못한 리비아는 과연 권력이 리비아 국민들의 손에 의한 정상적인 통치를 이룰 수 있을까? 전쟁이 끝난 리비아에 평화가 쉽게 찾아 올 것이라는 기대는 국민들이 바라는 만큼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연합국 국민들은 우리 일생 중에 두 번이나 말할 수 없는 슬픔을 인류에 안겨 준 전쟁의 참화에서 다음 세대를 구하고, 기본적 인권, 인간의 존엄 및 가치, 남녀 및 대소 각국의 평등권에 대한 신념을 재확인하며, 정의와 조약 및 기타 국제법의 연원으로부터 발생하는 의무가 계속 존중될 수 있는 조건을 확립하며, 보다 폭넓은 자유 속에서 사회적 진보와 생활수준의 향상을 촉진할 것을 결의한다. 그리고 이러한 목적을 위하여 관용을 실천하고 선량한 이웃으로서 상호간 평화롭게 공존하며 국제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하여 우리들의 힘을 합하여 원칙을 수락하고 방법을 설정함으로써 공동 이익을 위한 경우 이외에는 무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장하고...
인권을 존중하고 평등과 평화를 추구한다는 게 유엔의 정신이요, 이념이다. 그러나 한국 전쟁에 이어 국제분쟁이 있을 때마다 무력을 사용해 왔던 게 유엔이다. 그러나 유엔의 무력개입이 과연 분쟁 당사국의 의도대로 평화적으로 해결했을까? 유엔군이 개입한 한국전쟁은 문제의 해결ㅇㄴ커녕 분단을 고착화해 통일국가의 염원은 아직도 요원하다. 유엔은 전 세계 16개국에 8만8200여 명에 이르는 평화유지군을 파견하고 있다. 관련 예산도 74억 달러(약 7조8000억원)로, 전 세계 국방 예산의 0.5%를 차지할 정도다. 이런 유엔군이 헌장정신에 입각한 세계평화를 지켜주고 있을까?
<이미지출처 : 연합뉴스, 뉴시스>
국제사회는 이성이 지배하는 사회가 아니라 힘의 논리가 지배한느 사회다. 유엔의 안전보장이사회가 그렇고 미국의 패권주의가 정의로 둔갑하는 현실이 그렇다. 유엔이 개입해 리비아의 독재는 종식됐지만 가다피가 없는 리비아는 인민들이 원하는 주권국가로서의 독립과 평화가 정착될 수 있을까? 겉으로는 국제평화라는 외피를 쓰고 분쟁에 개입해 무력으로 독재자를 몰아내기는 했지만 리비아의 앞날은 오리무중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리비아 국민들의 길고 고통스러운 장이 끝났다"며 "리비아 국민들은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했지만 과연 리비아의 앞날은 순탄하기만할까? 내전은 종식됐지만 리비아에 평화가 정착되기에는 수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이라크와 현 아프간 정권의 친미적 행보에서 볼 수 있듯이 리비아는 독자적인 주권국가의 수립이 그렇게 쉽게 정착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500여 부족, 씨족들간의 이해관계로 인한 갈등문제가 그렇고 참전국간의 전후복구문제를 놓고 벌어질 이해관계문제가 그렇다.
이념의 시대는 끝났다. 그러나 중동의 화약고인 팔레스탄 사태에 이어 앞으로 리비아의 석유 패권문제를 놓고 벌어진 추악한 국익 쟁탈전이 국제사회의 새로운 먹구름으로 휩쌓이게 될 수도 있다. 이제 독재자를 잃은 리비아 인민들은 그들이 원하는 사회. 민주주주의와 평화가 정착된 행복한 사회의 정착은 예상해던 만큼 쉽게 찾아 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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