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오타와 강의 여름날 매력을 담아보다!

남편은 캐나다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해 현재 관련 업종에서 일하고 있는데요. 주로 샘플을 채취하는 일인지라, 오타와 시내뿐만 아니라 시외로도 출장을 가게 되는 경우가 잦습니다. 주말에 어디 놀러 갈까 묻는 저에게 얼마 전에 출장 다녀온 곳의 주변 경치가 꽤 멋있었다면서 함께 가보자고 해서 얼떨결에 따라가 보았어요. 


제가 사는 캐나다 수도 오타와(Ottawa)에서 약 2시간 정도 북서쪽을 향해 달리니, 그곳에서도 여전히 오타와 강이 흐르는 펨브로크(Pembroke) 도시에 도착했어요. 2만 4천여 명의 인구가 사는 작은 도시였는데요. 그러고 보니, 저희가 머무는 6시간 동안, 동양인은 한 명도 만나지 않았네요. 그래서... 몇몇 아이들이 우리를 신기하게 쳐다봤나 봅니다. -- ;


저희 가족에게 충분한 여유와 쉼을 선물했던 펨프로크의 매력을 찾아 함께 가볼까요?^^



펨브로크에 있는 Waterfront 공원입니다. 그곳에 보트가 물이 아닌 공중에 떠 있었는데요. 평범한 조형물이 아닌 듯해 가까이 다가가 보았어요.



포인터 보트라는 이름의 보트로 펨브로크 도시의 중요한 역사 유산이라고 해요. 

포인터 보트(Pointer boat)란?


1850년대 벌목업계 거목인 부스(J.R. Booth)는 영국에서 막 이민 온 존 콕번(John Cockburn)에게 베어낸 통나무를 싣고 운송할 수 있는 튼튼한 보트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합니다. 


그 당시에 오타와에 있던 존 콕번은 보트를 만든 후 말이 끄는 썰매에 실어, 오타와에서 233 km이나 떨어진 펨브로크까지 가져왔습니다. 이후 존 콕번은 제작한 보트 운송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펨브로크로 이동해 보트 제조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존 콕번의 보트 제조업은 아들과 손자에게 대대로 물려져 이어 온 1969년까지 100년 넘게 벌목업, 제지업, 광업, 수로 건설 등 여러 산업에 긴요하게 쓰이는 보트 제조를 거의 독점적으로 담당해 캐나다의 산업 발달에 중요한 공헌을 하였습니다. 


포인터 보트는 얕은 물에도 잘 떠서 목재를 싣고 내리는데 용이하고, 회전 없이 앞뒤 방향을 바꿀 수 있으며, 무거운 통나무를 싣기에도 매우 견고하고 잘 가라앉지 않아 인기가 많았다고 합니다.    


펨브로크 도시 150주년 기념으로 도시 내 Fellowes 학교 고등학생들이 나무가 아닌, 철로 포인터 보트와 똑같은 모형을 만들어서 기념 축제에서 직접 보트를 타고 이동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후, Algonquin 대학의 임업학과 학생들과 교수가 이 모형 보트를 도시 유산으로 남을 수 있도록 공원에 설치했습니다.



그 옆으로 포인터 보트의 실제 모형이 설치돼 있었고, 1850년대 후반부터 활성화된 목재 산업에 관하여 설명해주는 게시판도 있었어요.



비행기나 선박의  속도를 높여주는 프로펠러(propeller)도 보이네요.



묵직함이 느껴지는 닻(anchor)도 있었어요.



워터프런트 공원은 산책로과 자전거 도로의 경계선에 잔디를 심어놓아서 인상적이었어요.  



1999년에 설치한 판자를 깔아 만든 길(boardwalk)가 낡아져, 작년 2015년에 새로 설치했다고 해요. 



쭉 이어진 판자 길을 걷다 보니, 휴양지에 온 기분이 들더라고요. 갈매기도 여유롭게 산책 중이네요.ㅎ



오타와 강의 모습이에요. 두 시간을 달려서 왔는데, 오타와에서 보던 강물이 여기까지 흐른다고 하니 신기했습니다.ㅎㅎ 



캐나다에서 야외 산책 시 애완동물의 배설물을 치우지 않으면, 최소 100달러(10만 원) 이상의 벌금형에 처해집니다. 애완동물 산책 시 배설물을 치울 비닐봉지를 가지고 다녀야 해요. 이 공원에는 비닐봉지를 가지고 오지 않은 사람을 위해 비닐 봉지함이 구비돼 있더라고요.



캐나다 공원에는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놀이터가 함께 있답니다. 이날 날씨가 비가 올 듯 말 듯 꽤 흐렸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원에 나온 사람들이 적지 않았어요.



공원에 작은 스낵바도 있었어요. 저희는 저녁을 먹고 온 직후라 이용하지 않았네요. 그 옆으로 주차장화장실도 있었네요. 



포인터 포트를 등에 지고 가는 사람의 조형물이네요. 바닥에 숫자가 순서대로 박힌 목재를 보니, 해시계인 것 같아요.  



공원 옆에 있는 공퀸 전문 대학의 모습입니다. 본 캠퍼스는 오타와에 있고, 이곳은 펨브로크 캠퍼스입니다. 



둘러보는 동안 큰 바람과 함께 장대비가 내렸어요. 5분 정도 퍼붓듯이 내리더니, 해가 다시 반짝 났습니다. 캐나다스러운 날씨에 이젠 적응이 되어, 저도 언제 비를 피했냐는 듯이 기분 좋은 햇살을 받으며 등대를 향해 걸어갔어요.



비와 함께 검은 먹구름이 조금 가셨는지, 비온 후 내리쬐는 햇살에 공원이 전보다 더 예뻐 보였어요.^^



비가 준 선물은 따로 있었는데요, 바로 쌍무지개!!!였습니다. 비가 엄청 쏟아져 잠시 그늘막에서 몸을 사리는 있던 상황에서 쌍무지개를 발견한 순간 너무 신나, 딸과 빗속을 뛰어다녔네요. ㅎㅎ



파란 하늘을 못 보고 갔으면 어쩔 뻔... 그동안 내 안에 막힌 그 무엇이 뻥! 하고 뚫린 기분이 들었네요.



등대 근처에는 몇 시간 동안 선 채로 낚시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파란 하늘 아래, 파란 강물 위의 하얀 보트가 참 예뻐 보였네요. 보트는 못 타니, 조만간 카누 타러 한 번 가야겠어요.



돌로 쌓은 방파제 멋스러웠네요. 뜬금없이 제주도 가고 싶어졌다는~~~>.<



방파제 위에 주르륵 앉아 있는 갈매기도 저처럼 일몰을 기다리고 있나 봅니다.ㅎㅎ 



일몰 시각을 알아보니, 오후 9시 02분이더라고요. 일몰을 보려면 1시간 30분은 더 기다려야 해서, 공원에서 하는 작은 콘서트를 보러 가기로 했어요. 



캐나다 곳곳에 있는 공원에서는 여름 내내 콘서트, 연극, 축제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는데요. 펨부르크의 워터프런트 공원에서도 여름이 되면 주말마다 작은 콘서트를 열더라고요. 비가 종종 내리붓는 날씨였는데도, 사람들이 꽤 모였어요.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 의자에 기대여 음악을 들으니, 행복은 온전히 제 것이더라고요.



콘서트가 거의 끝나갈 무렵, 일몰을 놓치기 싫어 다시 등대로 향해 걸었습니다. 


햇살이 그새 기울어져, 그림자도 제법 길어졌네요.ㅎㅎ



캐나다에서도 여름이 되면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이 부쩍 눈에 띄는데요. 젊은 사람들보다는 40~60대 사람들이 취미로 많이 타는 것 같아요. 개별적으로 타기도 하지만, 서클에 가입해 단체로 이동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답니다.



등대 옆으로는 보트 선착장이 있어요. 비가 갠 한참 뒤였지만, 무지개가 여전히 남아 있었네요.



아이들이 물에 돌팔매질을 하자, 갈매기들이 놀라서 하늘을 향해 날아오릅니다. 늘 바다에서만 갈매기를 봤던 저는 강이나 호수에도 갈매기가 있다는 것을 캐나다에 와서야 알았다는...아핫..^^;;



한눈에 다 담고 싶어서, 파노라마로 찍어 봤어요. 



저희 딸도 돌팔매질에 열심이네요. >.<



일몰이 거의 다가올 무렵, 제 옆에서 일몰을 기다리고 있던 어느 할아버지께서 제 등 뒤를 가리킵니다. 옹~ 뭐지? 하고 뒤돌아 보니, 야생 비버(beaver)가 헤엄치고 있더라고요. ㅎㅎ 캐나다에서 산책하다가 토끼, 두더지, 너구리, 비버, 사슴 등 야생 동물을 발견하는 재미가 제법 있네요. 



일몰이 점점 다가오니, 사진에 다 담기 않아 아쉬울만큼 너무나도 아름다워져 가더라고요. 



일몰 시각에 맞춰 나온 보트들도 한두대씩 보였습니다.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떨어지는 해인데, 일몰을 지켜보는 적은 많지 않은 듯해요.



땅을 밟고 서서 보는 일몰도 이렇게 멋진대, 물 위에서 보는 일몰은 어떨지>.<



해가 지평선에 닿자마자, 매우 빠르게 사라지더라고요. 

 


이날의 해는 파란 하늘에 고운 빛깔을 내주며, 새로운 내일을 향해 또 쉬지 않고 달려갔네요.  


오타와 강의 길이는 1,271km로, 497km 길이인 한강보다 2.5배 정도 긴데요. 제가 사는 오타와뿐만 아니라 오타와 강을 끼고 있는 다른 여러 도시에서 보이는 오타와 강의 매력이 저마다 다 다른 것 같아요. 기대하지 않고 나선 여행이었는데, 편안한 쉼을 얻고 온 기분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특별히 멀리 떠나지 않아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탁 트인 곳에서 일몰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추억과 힐링을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다음 주에 제1호 태풍 네파탁의 북상으로 전국이 비가 온다고 하는데요. 무더위와 장마가 연이어지는 상황에서 건강과 안전에 유의하시고, 여름날의 추억도 틈틈이 쌓는 것도 잊지 않으시길 바라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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