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은 쌀쌀했던 5월의 해질녘. 희망 블로거들은 고된 하루 일과를 마치고 퇴근하시는 우리 최금화 다솜이 간병인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지치고 힘든 하루를 보내셨을 텐데도 불구하고 간병인님은 저희들을 매우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병원이 보이는 카페에 앉아 나직한 음악소리를 타고 간병인의 삶의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희망 블로거 (이하 희망) : 어떤 계기를 통해 다솜이 간병인이 되셨어요?
최금화 간병인님(이하 간병인) : 저는 자활센터에서 간병인으로 일을 하고 있는 중에 교보생명과 실업극복국민재단, 노동부가 함께 저소득층에게 무료 간병서비스를 지원하는 ‘교보다솜이 간병봉사단’을 창단하게 됐다는 얘기를 듣고 다솜이 간병인이 됐어요. 무려 제가 1기생이에요. 간병인들 사이에서는 왕언니로 통한답니다. 그리고 지금은 퇴직을 앞두고 있어요.
희망 : 다솜이 간병인의 퇴직 연령이 있나 보네요?
간병인 : 재단으로 전환되면서 퇴직 연령이 강화된 측면이 있어요. 하지만 경제적 도움이나 근무 조건은 확실히 좋아졌어요. 퇴직 연령이 강화된 것은 병원에서 요구하는 연령대와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병원은 젊은 간병인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오랜 활동으로 경험을 쌓은 저희 같은 간병인들이 더욱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지금 일하는 병원의 의사 한 분은 저를 계속 붙잡아두고 싶으신 것 같아요. 병원 측과 얘기해 볼 계획이에요.
희망 : 지금까지 일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 어떤 환자인가요?
간병인 : 워낙 많아서 딱 한 환자를 골라서 말할 수가 없네요. 저를 엄마라고 부르며 잘 따르던 환자도 있었어요. 퇴원 후에 요양소에 가게 되었는데 저에게 가끔 전화를 해요. 전화 받을 때마다 마음이 찡하죠. 가끔은 얄밉고 힘든 환자도 있어요. 빨리 회복하려면 스스로 움직이는 운동을 해야 하는데 저에게 모든 것을 맡겨버리는 환자도 있고요. 이런 환자들을 보살피려면 애정이 필요해요. 애정이 없으면 하기 힘들죠.
희망 : 다솜이 간병인으로 일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조건 같은 것이 있나요?
간병인 : 봉사정신과 적성이에요. 간병인일은 생각보다 매우 힘든 일이에요. 환자들에 대한 애정,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계속하기가 힘들어요. 저희 다솜이 간병인들은 항상 그런 마음가짐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병원 측에서도 매우 신뢰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교육도 꼬박꼬박 참석하고 환자에 대한 의사 선생님들의 진단도 꼬박꼬박 체크해야 해요. 요즘에는 환자분들도 매우 똑똑하거든요. 노력하고 공부하는 간병인만이 병원에도 인정받고 환자에게도 인정받는 진정한 다솜이 간병인이 될 수 있는 거죠.
간병인님은 블로거들의 질문을 하나도 귀찮아하지 않으시며 시종일관 웃음으로 답해주셨습니다. 웃음과 에너지가 넘치는 간병인님의 모습을 보니 간병인님의 환자들은 어쩌면 간병인님의 에너지 덕분에 더 빨리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날은 어두워졌고 간병인님은 내일의 환자를 위해 집으로 향하셨습니다.